이 책이 위악적이라는 감상평(심사위원부터 작가까지 이런 소리 한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은지 이해하기가 힘든데)은 죄다 (다른 게 아니라)틀린 것인데 그냥 틀렸을 뿐 아니라 악하기까지 하다. 무척 타자적인 평가이기 때문이다. 어떤 보통 ‘악하다’고들 하는 생각이 든 걸 (그게 정말 '악한' 건지는 차치하고라도)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기술한 걸 설마 위악이라고 말한 건가. 그걸 위악이라고 느낀 사람이, 조금 미안한 얘기지만 스스로 위선적인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머릿속으로 생각한 걸 기술해놓은 데다 대고 위악이라니. 위악과 뇌내망상이라고 할, 떠올리기만 할 뿐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일은 드문 생각의 기술은 완전히 다르다. 이러면 또 혹자는 물을지 모르겠다. 그 생각 자체가 위악이 아니었냐고. 천만에. 화자는 실제 그걸 진심으로 생각한 걸테다. 소설을 읽으면 알 수 있다. 우리는 사악하다고들 하는, 나아가 사악한 생각을 한다. 그걸 말이나 행동으로 좀체 옮기지 않을 뿐이지. 그렇지만 내면 묘사를 하는 소설에서는 쓸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예수는 아니지만 지금 이 순간 이 문장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속으로 샤카가 한 것 같은 종류의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자, (혹은 샤카가 처한 상황을 고려할 때 그와 같은 상황에서 그런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있는 자)샤카더러 위악적이란 말을 던지라.
작가는 샤카를 자신과 동일시하며 썼다고 했다. 그런데 그런 샤카가 한 생각을 위악적이라고 하면 작가는 솔직하게 하고 싶었던 얘기를 털어놓은 책에다 대고 위악적이었다고 말하는 꼴이 된다. 이것은 심히 곤란한 일이다. 그것만 분명히 하겠다.
부디 위악적이란 게 뭔지 개념들을 좀 바로 하길 바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