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나라서 - 흔들리는 스물다섯, 세계로 떠나다
진민희 지음 / 휴앤스토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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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책을 받고는 표지의 저자가 너무 이뻐서 놀랐다. 분위기가 참 이쁜 사진. 부제는 흔들리는 스물다섯, 세계로 떠나다이다. 저자는 외국계 기업에서 인턴 생활을 끝낸 후 영어 회화 학원을 다니다가 많지 않은 돈으로 세계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한눈에 보기에도 세계 여행으로는 부족한 돈으로 떠나는 저자의 모습이 처음에는 패기 있게 보였다. 하지만 저자가 카우치 서핑과 히치하이킹으로 여행을 해내감에 패기와 더불어 용기가 느껴졌다. 저자는 유럽에서부터 국제 캠프, 아시아의 이슬람 국가 등 다양한 나라들을 여행했다. 역시 이 나라들을 여행하는 것만으로도 용기가 느껴졌다. 그들을 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편한 여행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정말 절대 가지 않을 곳들이다. 국제에서,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곱지 않은 나라들이 많았다. 가면 고생하거나 큰일을 당할 위험이 큰 나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도 점점 겁이 많아지는 바람에 나의 세계 여행 리스트에서 저절로 빠졌던 나라들이 잔뜩이었다. 저자가 고백하는 부모님, 학창 시절 이야기들과 저자의 생각들을 읽으며 저자의 고민과 기분들이 나의 마음에 와닿는 느낌이 들었다.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여러 공감을 느꼈던 것 같다. 공감을 많이 하다보니 저자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부분들에서 나도 깨닫는 점들이 많았다. 저자가 해외에서 여러 좋은 인연들을 만나 결국의 이별에도 좋은 희귀한 추억들을 잔뜩 만드는 모습들은 무척 부러웠다. 역시 겁이 많은 스스로지만 다른 나라의 친구들을 사겨 다른 생각들을 듣고 다른 모습들을 보는 것은 내 안의 마음의 눈을 넓혀줄 아주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색이 담긴 따뜻했던 책은 무척 부드럽게 읽혔고 여러 눈과 마음이 갔던 문장들이 있었지만 몇 개를 뽑아보려 한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여행이 두려웠다. 자신의 상황에 간절함도, 관심도 부족한 나라서 자주 여러 곳을 헤매고 다니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곤 했다. 사실을 지적 당했다. 매일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고 스스로가 그저 살아만 있는 쓸모 없는 존재로 느껴졌다스스로에게서 쓸모를 찾거나 주위에서 흥미를 찾으려 발버둥쳤고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녔다그래서 여행을 시작할 수 없었다그렇게 떠나면, 그래서 혹시 아름다운 곳을 발견하면 다신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여행은 다시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다들 많이 얘기하지 않나. 나는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여행을 결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저자의 말 세상엔 흥미롭고 아름다운 여행지가 참 많지만 내가 살고 싶은 곳은 우리나라야. 살기엔 우리나라가 제일 좋아”와 다른 나라의 친구들도 공감하는 대화를 글을 읽었다. 바로 뒤 저자는 여행의 매력이 당연하게 보통으로 여겨왔던 내 나라의 모든 것들이 더 특별해지고 더 좋아지게 된다는 장점에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이 대화들을 듣고 난 여행에 대해, 내 나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내 상황에 너무 익숙하고 무감각해져 떠나야할 때가 온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오래 살아온 이 곳을 떠나버리고 싶어하는 스스로가 어쩌면 당연하게도 느껴져 위로가 되었다. 이외에도 조동화의 나하나 꽃피어라는 시를 인용한 부분이 시와 함께 무척 마음에 와닿았다. 혼자 괜히 신경 쓰여 더 올바르게 행동을 하려 할 때 괜히 누군가에게 굳이라는 말을 들을 것 같고 스스로도 굳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 하지만 사실은 굳이라고 해도 올바른 일은 올바른 일. 나 하나 어딘가의 또 다른 누군가 하나, 이를 지켜보고 도와주는 또 다른 누군가 하나가 모인다면 많은 것들이 바뀔 것은 틀림이 없다. 스물 다섯 저자의 여행과 글들은 나에게 많은 따스함과 용기를 준 것 같다. 앞으로의 작가의 글들도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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