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을 선교적으로 읽으면 두 모델이 보인다
손창남 지음 / 죠이선교회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엇보다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OMF 손창남 선교사가 썼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인도네시아와 한국에서의 사역을 담은 <족자비안 나이트>와 <쏘라비안 나이트>로 선교지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바 있다. 이 책 역시 “풀뿌리모델과 바바 모델”이라는 사도행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더불어 감동 있는 선교예화들이 적절하게 섞여 고수의 원포인트 레슨이 초보자의 수준을 확 끌어올려 주는 것처럼 독자들에게 선교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지평을 열어준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사도행전 8장과 11장에 나타나는 박해로 흩어진 사람들이 어려운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세상을 두루다니며 직업을 갖고 복음을 전하는 “풀뿌리 선교 모델”이다. 그들은 안디옥 교회로부터 후원과 파송을 받고 아시아와 마게도냐, 아가야의 제한된 지역에서 전략적으로 사역해야 했던 바울과 바나바 선교팀(바바 선교모델)과 대조를 이룬다. 그들의 특징은 유대인 디아스포라로서 태생적으로 이동성에 대해 열려 있었으며, 일상적 직업을 가지고 타문화 속에 적극적으로 파고들며, 협력적 사역을 했다는 것이다. 고린도와 에베소에서 바울과 동역했던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가정이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실제로 ‘바바 선교 모델’이 성공적으로 아시아와 유럽의 여러 지역에서 교회 개척 운동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흩어진 사람들의 풀뿌리 선교 운동의 도움 덕분이었던 것이다.

풀뿌리 선교 운동에 대한 여러 설명이 있지만 특히 이 책 14장에 나오는 1754년에 데니와 랄프라는 재단사 직업을 가진 2명의 모라비아 형제에 의해 시작되어 1926년 7교회 13,000명의 해방된 흑인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게 된 남아메리카 수리남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모라비안 교회 이야기는 이러한 풀뿌리 선교 운동의 역사적 성공 사례로 아주 감동적이다.

사실, 지금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 상황 때문이다. 21세기는 서구 식민 통치와 관련된 기독교 선교의 부정적 이미지와 이슬람이나 힌두교 같은 민족 종교의 발흥과 같은 여러 이유들 때문에 ‘바바 선교 모델’의 고전적 형태의 선교(Mission)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반면에 경제적 이유로 인한 인구의 대이동이 일상화되고, 세계가 지구촌이 되어가면서 신앙을 가진 이들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2014년 현재 한국내에 있는 외국인의 수만 해도 200만이 넘고, 재외 한국인도 760만에 선교지의 한인 교회만도 5,500개나 된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이야말로 로마제국 전역에 풀뿌리와 같이 흩어져서 직업인으로 살면서 일상 속에서 복음의 증인으로 살았던 1세기 교회 성도들의 상황과 흡사하다. 이제는 교회의 후원을 받고 타문화권으로 파송을 받은 선교사만 선교하는 시대가 아니라, 오히려 경제적, 직업적 이유로 흩어진 성도들과 아울러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외국인들을 일상적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국내 성도들 모두가 주님의 지상명령에 성취에 동참해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21세기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거시적 선교의 패러다임을 보고, 그 변화 속에서 엘리트 중심의 태릉선수촌 식의 선교가 아니라 모든 교인이 선교에 대한 인식과 가진 교회가 되어 구체적으로 어떻게 Missional Church 혹은 Missinal life를 이루어 가야 할지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아주 유익한 길잡이가 되리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