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평범해진다는 것은 특별해지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야. 나는 늘 생각을 해. 어떤 것이 평법함일까.평균 키를 가지는 것? 평균적인 얼굴을 가지는 것? 평균적인 행동을 하는 것? 평균적인 성격과 직업을 가지는 것? 하지만 평범함이라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지. 왜냐하면 애당초 평균적인 삶이란 게 없기 때문이야. 못났건 잘났건 사람들에겐 모두 자기만의 독특한 삶의 모양이 있는 거지. 그러니 평범하게 사랑하고, 평범하게 친절히 굴고, 평범하게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아주 난해한 일이야. 게다가 그런 삶에는 사랑도, 증오도, 배반도, 상처도 그리고 추억도 없지.무미건조하고 무색무취하지. 하지만 나는 그런 삶이 좋아. 나는 너무 무거운 것들은 못 견디거든. 그래서 나는 사람들이 나를 기억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중이야. 하지만 역시 까다로운 작업이지. 책에 나와 있지도 않고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거든. 사람들은 모두 자신을 특별하게 하는, 또 자신을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삶을 살려고 하니까. 내가 원하는 평범함이란 누구의 기억에도 남지 않는 삶을 가지는 것이지. 나는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삶이 좋아. -2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