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 궁 -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박향 지음 / 나무옆의자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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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 등장인물들이 기존의 우리가 읽었던 소설의 사람들과는 사뭇 다르다. 모텔주인인 주인공부터 창부, 10대 속도위반 청소년들, 심지어 바람난 남편에게 재산을 주고 자살하는 사람 까지. 마치 세상사람들이 손가락질 하거나 인생의 양지와는 정 반대의 가엽기까지한 사람들만이 등장한다. 배경 또한 모텔이다. 정확히는 러브호텔. 일반적으로 사회적 통념상 겉으로 드러내고 말하기도 힘든 곳. 그 곳에서 많은 일들이 펼쳐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느낀 점은 인간내면의 욕망이고 색이 바랜 본성이다. 주인공은 모텔 카운터에서 유리창을 넘어보며 저런 몹쓸인생, 혹은 못나고 안된 인생 하면서 쯧쯧 혀를 찬다. 주인공 뿐만 아니다. 청소부 오씨는 주인공을 조소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힐난의 손가락질을 한다. 어떤 이는 그 손가락질이 소설 종말에 자기를 향하기도 한다. 손가락질을 자기에게 향하기로 한 그 결과, 그런 이는 인생을 포기한다. 인생의 포기 방법 또한 다양하다. 창부가 되기도 하고 , 모텔주인인 주인공과의 약속을 어기고 도망을 택하기도 하고, 혹여는 숨을 끊기도 한다. 모텔 속에 내재된 많은 잘못된 단어들의 결과다. 이기주의, 독선, 욕망, 그릇된 사랑, 불륜 이런단어들이다.

  에메랄드 궁은 비단 소설 속 욕망만은 아니다. 속은 온갖 추악으로 가득찬 모텔이 화려한 네온사인간판으로 위장되어있듯이, 우리 인생도 이와 같을 수 있다. 그럴싸하고 번듯해보이지만 우리 내면은 어떤가 돌아보자. 이 소설을 읽으며 더럽다. 란 생각을 할 수 있다. 내가 있는곳은 어떤가 돌아보자. 우리 사회만 해도 그렇다. 현대문명의 이기와 범람, 미디어의 예쁜 포장 속 정작 세상은 눈물과 피 슬픔과 폭력등에 가득차 있다. 돌아볼 겨를 없이 세상은 이미 에메랄드 궁이다. 좋아보이는 세상의 겉모습과 다르게 썩어가고 불신하고 온갖 욕망으로 가득찬 세상.  에메랄드 궁은 여러가지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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