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금방 지나고 또 그렇게 일년, 이년 '어'하는 사이에 세월은 그토록이나 얄궃게 흘러 어느새 내나이 어언 사십줄에 섰다. 마음은 아직, 아니 언제나 청춘일 것 같은데 그것은 말그대로 마음일뿐 생각들은 시대의 빠른 변화에 발을 맞추지 못하고 자꾸만 정체되어 있는 것같은 생각에 조금은 서글프다. 외모야 가꾸는 손길에 따라 제나이보다 어려보이기도 하지만 생각이야 아무리 젊게 살고자 해도 어찌할 수 없이 나이의 흐름에 순행하며 살아가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이것은 보편적인 것이 아니고 내게 국한된 것일수도 있지만. 하지만 사랑에 대한 것은 좀 다른 것 같다. 나이와 상관없이 늘 설레이고 나이를 뛰어넘어 열정적이기도 하고 사랑에 행복하고 이별에 슬퍼하며 상처앞에선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리는 것은 나이와는 절대적으로 상관이 없는 일인듯 싶다. 물론 젊은 시절엔 앞뒤 가리지 않고 올인했다면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좀더 깊이 있게 생각하고 상대를 배려하며 사랑을 한다는 점이 좀 다르다고나 할까. 아무튼 사랑이 있어서 세상은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때로 이율배반적으로 세상이 끝난듯한 상처를 안겨주기도 하지만. <셀러브리티> 예쁜 표지가 먼저 마음을 끌었고 동화같은 사랑을 꿈꾸었었던 내 어린시절이 떠올라서 먼저 손길이 간 책이었다.내용은 어찌보면 하나의 드라마 같기도 하고 세상에 그리 쉽게 일어날 것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닌 그런 사랑이야기였다.꼭 꽃보다 남자를 보는 것같은 느낌이었다고 할수 있다.책으로 읽으면서 유상현과 백이현의 모습을 상상할수 있다는 것은 물론 책만이 지닌 큰 매력이겠지만.정말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아니 슬며시 마음 깊은 곳에 가라앉았던 추억을 끌어올려 설레임을 주었단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결혼을 하고 10년의 세월을 넘기며 살다보면 사랑은 그렇게 항상 설레이거나 눈부신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친구같은 익숙함과 편안함으로 살아가게 된다.물론 때로는 설레일 때도 있지만.그것만이 남녀사이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세월을 통해 알게 되었기에 살아온 세월만큼 좀더 성숙한 사랑을 나누며 살게되는 것 같다. 언젠가 읽었던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살아간다는 말이 떠올랐다.그것이 좋은 추억이든 안좋은 추억이든 시간이 지나서 기억해 보면 다 어느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래도 묘한 애틋함을 안겨주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아련한 추억에 마음 설레였던 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