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과 리바이어던 - 협력은 어떻게 이기심을 이기는가
요차이 벤클러 지음, 이현주 옮김 / 반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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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과 리바이어던


어제 오늘 우리나라 뉴스에는 노사정 대타협이 실패했다며 기업운영의 유연성을 위해 해고완화등을 골자로 한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이 흘러나왔다. 씁쓸한 마음에 오래전에 읽은 책이지만 오늘같은 날 이 책이 유난히 생각났기에 기억을 더듬어 끄적여본다.

기본적으로 펭귄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 귀여운 이미지 뿐만 아니라 펭귄이 가지는 상징성 - 추위를 극복하기위해 서로의 몸을 의지하며 허들링하는 `협력`의 이미지와 기업의 권리보다 사용자들의 `자율성`을 중시한 리눅스의 이미지 - 때문에 더더욱 펭귄을 사랑한다. (배트맨의 악당펭귄만 빼고... 팀버튼은 참 고약하다) 그리고 펭귄 이미지가 사용된 책들에도 한번 더 눈이 간다. 이 책도 처음에는 그렇게 조우하게 되었다.

이 책은 인간은 이기적인가 이타적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서 출발한다. 우리 사회에는 첫번째, 홉스가 `리바이어던`을 집필한 이후부터 오랫동안 그 구성원이 이기적이라는 가정하에 어떻게 다루고 통제되어야 하는가 하는 시선과 두번째, 애덤스미스의 `국부론`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그 이기심을 자율적으로 조절하여 공동선에 이바지할거란 믿음이 양분되어 존재해왔다. 두 입장이 다르지만 인간이 이기적이라는 믿음에서 기인한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않다.

저자는 이 믿음에 상반되는 개념 소위 `자율과 협력`이라는 상징을 `펭귄`에 대입하여 15년이 넘는 연구기간과 풍부한 출처를 바탕으로 보다 나은 성과가 나타난 숱한 사례들을 제시한다. 그래서 이 책은 사회과학을 다루면서도 낭만적이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은 저자의 언급이 있었는데 바로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다룬 부분이다.
예로 동물들이 어떤 협력등을 통한 이타적인 행위로 서로 그들의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면 그들 유전자에게는 이기적인 행동이다. 라고 언급된 부분이다.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부분이 협력을 통해 충분히 이기적일 수 있는것이다.

협력시스템의 구성 요소로 의사소통과 공감능력, 연대감, 도덕성, 평판, 투명성등이 인센티브로 대변되는 보상과 처벌을 능가할 수 있음을 저자는 여러 근거를 바탕으로 다양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부제가 `협력이 어떻게 이기심을 이기는가`인 것이다.

저자의 주장에 충분히 공감하고 동의하고 싶지만 한가지 걱정은 저자의 사례들 대부분이 어느 정도 선진국 주변 국민들을 바탕으로 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의식의 차이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 현실은 그것보다 더 현실적이고 정글이다. 그래서 오늘 뉴스는 더 슬프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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