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이 쓰는 침구를 왜 회사가 세탁해 줘야 합니까. 그런 건 당신들이 빨든지 새로 사든지 알아서 해요."하지만 터미널고속 운전기사 숙소는 정기적으로 침구를세탁해 주고 있었다. 운전기사는 노조가 있고 경비원은 노조가없다. 운전기사는 정규직이고 경비원은 단기 비정규직이다. 이런 신분의 차이가 침구 세탁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우리가 아이러니하게도 악의 화신을 사랑하게 된 것은 우리가정반대의 아이러니에 오랫동안 시달려왔기 때문인지 모른다. 우리는 이미 오랫동안 학자에게서 무지와 편견을, 긴 역사에서 부박함을, 예술지상주의에서 세속의 극치를, 성직자의 주머니에서 더러운 돈을, 혁명가에게서 보수성을, 군자에게서 파렴치함을, 권좌에서 도둑놈을, 성소에서 추악함을 보아왔다.
바텀리스를 탐구하기 위한 가내家內 스테이션, 샤워 부스에서짐짓 엄숙한 얼굴을 하고서 뱃살에 대해 생각한다. 상반신과 하반신에 걸쳐 있는 이 무책임한 비무장지대를 묵상한다. 아, 뱃살은평생 긴장해본 적이 없구나, 지배층이로구나, 늘 여유롭구나, 지방층이로구나, 천진난만하구나, 진짜 혁명을 겪지 않았구나, 부드러운 옷 아래 숨어 있었구나, 이데올로기적이구나, 맛이 없다고 불평하면서도 한사코 음식을 더 달라고 해서 먹었구나, 많은 것을착복했구나.
안산 세월호 합동분향소에 한 엄마가 딸에게 적어놓은 편지너는 돌 때 실을 잡았는데,명주실을 새로 사서 놓을 것을쓰던 걸 놓아서 이리되었을까.엄마가 다 늙어 낳아서 오래 품지도 못하고 빨리 낳았어.한 달이라도 더 품었으면 사주가 바뀌어 살았을까.엄마는 모든 걸 잘못한 죄인이다.몇 푼 더 벌어보겠다고 일하느라 마지막 전화 못 받아서 미안해..엄마가 부자가 아니라서 미안해.없는 집에 너같이 예쁜 애를 태어나게 해서 미안해.엄마가 지옥 갈게, 딸은 천국에 가. - P182
구체적인 공약들은 모여서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구성해야 한다. 올바른 방향감각 없이는 개별 공약들이 제대로 된 비전을 이룰 수 없다. 앞으로 이 나라 사람들에게 험로가 기다리고 있다고예상되는 바, 동서남북 상하좌우를 분별 못 하는 정치적 길치는리더의 위치에 있어서는 안 된다. 정치적 길치가 토론회에서 보여주는 대표적인 증상은 동문서답이다. 모르는 것이 어디 동과 서뿐이랴. 남과 북도 몰라서 ‘종북‘이라는 말을 남용하기도 하고, 앞과뒤도 몰라서 퇴행적인 정책을 진보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좌와 우도 몰라서 ‘좌파‘라는 말을 곡해하기도 한다. 그럴 경우, 사회자는 개입해야 한다. "라이트.right’와 ‘레프트left‘의 뜻을 모르는권투 선수에게 라이트훅과 레프트훅을 주문하는 국민의 기분이어떻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