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그 노란 귤과 거의 함께 어머니는 하얀 상자 속의 유골로 돌아오셨다. 물론 그 귤은 어머니도 나도 누구도 먹을 수 없는 열매였다. 그것은 먹는 열매가 아니었다. 그 둥근 과일은 사랑의 태양이었고 그리움의 달이었다. 그 향기로운 몇 알의 귤은 어머니와 함께 묻혔다.’p. 


‘만약, 당신이 감기에 걸려 방 안에 누워 있었던 경험이 있다면 이마를 짚는 그 손, 의미도 이미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어머니의 손일 수도 있고, 친구들이나 혹은 조그마한 자기 아들의 손일 수도 있다. 나는 나 자신의 신열을 느낄 수가 없다. 가장 분명한 병까지도 자기의 힘만으로는, 그 인식만으로는 잡아낼 수가 없는 것이다. 타인들의 손이 나의 이마를 짚어줄 때, 그 촉감을 통해서만, 선뜻한 타인의 체온을 통해서 자기 자신의 열을 비로소 확인한다.’p. 59 ~ 60 

 

 

‘우리들 고뇌의 술잔에도 이 아름다운 진주를 넣어라. 그리고 그 빛을 마시고 아픔과 눈물이 굳어버린 슬픔을 다시 녹여라. 그 생명의 술잔을 기울일 때 우리들의 피는 다시 시끄럽게 파동 치리라. 바닷물처럼. 진주의 조개를 흔들어놓던 그 바닷물처럼 고뇌의 술잔에도 그 생명의 술잔에도 잔잔한 파도가 일리라.’p. 97~98

 

 

유혹에 흔들리지 않은 이가 있을까. 때로 낙심과 좌절로 방황하고 그 길에 주저앉고 싶은 순간을 돌아보며 웃으라 한다. 열병처럼 다가오던 10대의 첫사랑, 매일 직장에 출근하던 20대의 출근부 도장, 고단한 삶에 찌든 30대 아내의 모습, 지난 시절을 돌아보며 회한에 쌓인 40대, 그리고 늙은 아버지들의 일상. 우리는 제대로 가고 있는가. 작가는 묻는다.



‘낙원보다도 이상하게 생긴 곳으로 향하는 길이다. 그렇다. 그것은 이방의 어느 나라보다도 멀고 먼 공간이다. 그 여행으로 얻은 공간 체험이 있었기 때문에 나의 문학은 어머니의 땅에서 탱자처럼 자랄 수 있었던 것이다. 노랗게 노랗게, 그리고 동글게 동글게 나의 언어들이 울타리를 만들어간다.’p. 162 



이 책을 보면서 전철에서 혼자서 눈물을 뚝 뚝 흘리면서 울기도 하고
마치 제게 닥친 일인양 깔깔대고 웃기도 했지요~

시처럼 조용하고 잔잔하게 마음의 울림을 이끌어내서
고요하게 퍼지는 마음의 감동을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이렇게 며칠째 느끼고 있네요~

 

연세로만 본다면 주변 여느 어른신들과 다를바없는 77세의 고령임에도

젊은 우리들의 가슴속에 커다란 울림을 줄수 있다는건

젊은 세대를 그만큼 잘 이해하고 계시다는 뜻일까요, 아니면

그 세대나 우리 세대나 어머니에 대한 단상들이 비숫하기 때문일까요...

어머니....누구에게나 그리움의 단어, 고마움의 단어지만

오늘 특별히 더더욱 가슴에 와 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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