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알드 달 베스트 단편 세트 - 전3권 로알드 달 베스트 단편
로알드 달 지음, 정영목 외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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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동화 작가임과 동시에 스스로를 반유대주의자라고 일컬었던 로알드 달.


이번 교유서가의 신간 로알드 달 베스트 단편 세트의 수록작들은 어린이를 위한 작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마틸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등 그의 스테디셀러에서는 직접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은 도박에 대한 욕망, 사회적으로 허용되기 어려운 성적 욕망 등 인간의 감추어진, 그리고 감추고 싶은 은밀한 욕망들을 해체하는 것을 주제로 한다. 그러나 역시 저명한 동화 작가답게, 그는 다양한 감각적 표현, 그리고 세밀한 장면 묘사를 통해 독자들을 소설 속으로 끌어들인다.


그는 <맛>과 <남쪽 남자>에서 도박에 눈이 먼 주인공을 통해 물질적 욕망의 위험성, 그리고 그에 따른 허망함을 경고하며, 단편 <대역전>에서는 남성의 허무맹랑하고 '근거 없는' 성적 자신감을 스와핑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통해 결말부에서 단숨에 꺾어 버린다. 한편, 작품 <돼지>를 통해 작가는 순수하기만 한 존재가 어두운 현실 세계에서 어떻게 '도살'당하는지 채식과 육식이라는 소재를 통해 현실의 폭력성을 그로테스크하게 드러낸다.


그의 동화적 상상력과 어두운 결말은 의뭉스러운 작품 인물들의 성격과 잘 맞아 떨어지며, 타인 앞에서 은폐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가상의 인물들을 통해 탈은폐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욕구 충족에 대한 쾌감과 그것이 실패했을 때의 불쾌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그러나 자신의 딸을 도박의 담보로 활용하고, 여성 파트너의 허락 없이 남성들끼리 네토적 성향을 충족하기 위한 계획을 자세히 묘사하는 그의 스토리는 결말이 남성성의 몰락이나 남성의 파멸이고, <윌리엄과 메리> 등의 단편처럼 여성에 대한 서사를 띠는 작품들이 있다는 점에서 의도된 연출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자발적으로 자신이 차별주의자임을 언급했던 그의 과거를 알게 된 지금의 시점에서 보았을 때 여성이 남성에 의해 도구화된 대상으로 그려져 있다는 점에서 불편감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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