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임종은 물론, 장례에도 참석하지 못한 외아들 종민이었다. 둘도 없이 효자였던 녀석의 심정이 어떨지 알고도 남음이 있다. 해외에서 귀국해 제일 먼저 찾은 아버지의 묘소에서 엄마의 죽음을 알았단다. 비석에 적힌 비문을 보고서야 어머니의 죽음을 알게되다니, 통탄할 노릇이었다. 수연은 그런 동생의 애간장이 얼마나 끊어질 듯 아팠을까를 생각하니 비통하고 참담해졌다.' '누나가 올려다보는 하늘에는 파랑새가 훨훨 날아야 한다. 가엾은 우리 누나., 종민은 누나가 있음으로 해서 어린 시절이 그나마 덜 외로울 수 있었다. 겨우 두 살 위였지만 먹을 것이 생기면 동생부터 챙기던 누나였다. "누난, 안 먹어?" "난 아까 먹었어." 누나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렸다. "이제야 소화되나보네. 호호," 그래서 한동안 배곯는 소리와 소화되는 소리를 구분하지 못했었다.' 나도 남매인지라 실제 오누이애를 다시 새길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 뒤로도 두 사람이 등장할 때 몇 번이고 눈물을 뽑아내고 말았다. 대통령의 여자.... 모처럼 다른 일들을 잊고 몰입하게 해준 소설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