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와의 대화 - 하버드 의대교수 앨런 로퍼의
앨런 로퍼 & 브라이언 버렐 지음, 이유경 옮김 / 처음북스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현장의 올리버 삭스라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직업 의식이 투철하고, 환자를 대하는 모습에 진심이 담겨 있어 읽는 동안 푸근함과 놀라움이 상존했다. 뇌 속은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시각적으로 알기 어렵기 때문에 책에서 저자가 보여준 방식처럼 대화와 외연적 증상의 연구를 통해 해법을 모색한다. 두뇌와의 대화라고 할 만한 이유다. 일단, 환자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뇌의 아픈 곳을 알아가는 과정이 상당히 중요하다. 이 과정에 개입되는 오류가 곧 치명적 결과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뇌의 기작을 제대로 이해한 상태에서 문화적 용인 수준을 바탕으로 환자에게 접근해야 한다. 미국 사회는 신경 분야에 대해 열린 태도를 견지하지만, 의학적 해법에 대해 법률적으로 환자의 권리를 지키는 면이 강해 조심성도 요구된다. 복잡한 성인의 뇌는 이미 사회적 소속감으로 뉴런의 회로가 완성된 상태라 단박에 환자를 이해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책에서 반드시 살펴볼 점은 각종 증상뿐만이 아니라 저자의 접근 방법과 순차적 해결 방안 도출 전략이다. 갑자기 말을 더듬거나 침을 과도하게 흘리며 개와 비슷한 행동 유형을 보이는 환자 등이 이 책뿐만 아니라 여러 방송 매체와 자료를 통해 우리에게 소개된 바 있다. 게다나, 뇌의 신비로움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서 새로운 사실이 연일 언론에 제공되고 있다. 이 책은 뇌의 질환을 가볍게 볼 것이 아니라 정신적 오류를 보이는 신경 질환을 뇌가 아파서 보이는 것으로 보라는 시각을 제공하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히 깊다. 정신과 마음, 두뇌는 과거와는 다른 관계를 보인다. 신경 질환은 여전히 치유가 쉽지 않는 상황이지만, 저자처럼 현장에서 환자를 존중하고 따뜻하게 대하며 차근차근 다양한 질환의 인과관계와 뇌의 각 부분과 호르몬의 기작을 새롭게 연결하며 해법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밝은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수 있는 뇌 질환은 저자와 같은 노력이 누적될수록 개인적 피해를 최소화해 사회의 건강도 한층 드높일 수 있다. 세상은 토끼 굴과 같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다. 말도 안되는 뇌 질환의 증상을 매일 다루는 저자의 이야기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무용담처럼 신비롭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