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기술 - 진정한 사랑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연애 교과서’
안토니 보린체스 지음, 김유경 옮김 / 레디셋고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역시 유럽의 쾌활한 사랑법이 물씬 느껴진다. 동양 문화로 보자면 상당히 개방적인 표현과 솔직한 성적 사실을 담고 있는 책이지만, 우리도 워낙 많은 매체에서 성을 다뤄 이제는 자연스럽게 사랑과 성에 대해 이야기를 늘어놓을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나쁘지 않다. 이런 구도는 원칙상 맞다. 굳이 남녀의 성적 탐닉이 금기시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저자는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기술보다는 사랑을 사랑답게 하는 방법을 더욱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남성 중심의 침대 문화를 여성과 소통하는 문화로 전환하라고 조언한다. 동양은 서양보다 여성의 성적 지위를 낮게 보는 경향이 있어서 이러한 저자의 의견이 상당히 다행스러웠고, 공감대도 형성할 수 있어 의미 깊었다. 침대에서 해야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행동에 대한 황금법칙은 상식일지라도 다시 환기하므로써 진정한 사랑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었다. 일단 환상 요소는 어느 정도 남겨두어야 한다. 욕구는 지속되어야 사랑도 오래간다. 환상을 깨뜨릴 정도로 밑바닥을 드러내면 결국 관계에 있어 성적 요소는 시들어지고 피할 수 없는 육체적 사랑이 등한시되면 결국 인간의 사랑도 일반적으로 약화된다. 저자는 그런 점을 고려해 성적 관계를 환상의 일부분과 함께 하라고 말한 듯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관계를 성적표를 받듯 만족의 과정으로 그리지 말고, 함께 경험하는 소통 과정으로 보라는 대목은 매우 공감할 수 있었다. 반복되는 성적 관계는 일방적 성적 탐닉으로 유지될 수 없다. 배려와 소통의 경험이 곧 육체적 사랑의 참된 모습이다. 책에는 원나잇 스탠드라 할 수 있는 엔조이 관계 지침도 나와있다. 이러한 소개는 처음봤다. 클럽, 유흥가에서 엔조이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를 나쁘게만 볼 수 없다는 논리같았다. 사실 동의하기 어려운 문화지만, 남녀가 어울리는데 엔조이도 부정적인 건 아닌가보다. 엔조이의 지침도 상당히 개방적이며 상대가 원하지 않을 경우 포기해 서로 상처입지 않도록 신경쓰라는 말도 인상적이다. 대부분 끝까지 매달려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책은 진정한 사랑을 꿈꾸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고, 초점을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성적 관계가 어우러진 사랑에 더욱 맞춰놓은 까닭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의 앞부분에는 질투처럼 심리적 요소에 대한 설명도 가득해 저자의 배경을 짐작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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