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말을 하고 있나요? - 백 마디 불통의 말, 한 마디 소통의 말
김종영 지음 / 진성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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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말에 대해 나 자신이 가장 모를 수 있음을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 한다. 저자는 말하기에 관한 강의로 말과 친한, 그리고 말의 학문적 범주에서 실용적 활용도까지 다루고 있어 책의 내용이 알찼고, 와닿는 정도도 상당히 컸다. 일반적으로 말에 관한 책은 늘상 비슷한 이야기와 다 아는 이야기의 반복 나열에 지나지 않아 식상했는데, 이 책은 인문학적 소재가 정말로 풍성해서 말하기의 중요성이 정말 대단히 느껴질 정도였고, 읽는 동안 상당히 흥미진진했다. 다양한 삽화는 관심을 더욱 배가시켰고, 그림과 내용이 연결되는 점이 강해 흡입력도 컸다. 일리아스에서 오늘날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개그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까지 소통의 수사학을 설명하기 위해 거론된다. 소펜하우어,아리스토텔레스,키케로 등 워낙 대단한 분들이 대거 등장해 말에 관한 이야기에 적절한 보조로 뒷받침해주고 있다. 말하기는 정말 많이 중요하다. 소통에 필요한 수사학은 세련미와 매력도를 크게 높여주는 기능도 하고, 말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효과도 가져온다. 대중은 말하기로 얼마든 통제가 가능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대중과 목적한 바를 이루는 데도 말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처음 만난 사람과 대화를 해보면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인 상태에서는 그 사람의 성격과 지적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말이란 인격이기 때문에 시간을 초월해 한 사람을 관통하는 바로 무엇이 된다. 말을 항상 조심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점에서 기인한다. 품격을 지향하는 말하기를 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지는 않다. 저마다 조리있게 말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제대로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말하기가 그냥 말하기라면, 밥먹는 것만큼 쉬운 일이다.하지만, 품격이 배어든 말하기는 교양이 갖춰져야 가능하고, 상대방을 존중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자세가 깃들어야 말씨 하나 하나에 기품이 묻어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련의 수사학이 지향하는 교양과 지식은 품격 있는 말하기를 위해 필수 덕목이 아닐까 싶다. 강의를 하는 분답게 저자는 2부에서 청중을 향해 말하는 방법을 자세히 소개해놨다. 요약하고, 강조하라는 기본 원칙을 거듭 말하는 걸 보면, 역시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다. 나의 말하기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이었고, 인문학적 조우로도 충분히 즐거운 읽기가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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