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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오소킨의 인생 여행
페테르 우스펜스키 지음, 공경희 옮김 / 연금술사 / 2014년 10월
평점 :
지금의 기억을 가지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현재는 만족스러운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시간 여행은 인류의 꿈이자 미지의 세계이며, 이론상으로 불가능하진 않다. 아직까지는 불가능하지만, 언젠가는 가능하다. 아쉬운 점은 과거로 돌아갈 수는 있어도 돌아올 수는 없다는 스티브 호킹의 전언이 마음에 걸리기는 하나 현재나 너무나도 괴로운 사람이라면 과거에서 삶을 마무리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반 오소킨은 사랑하는 여인이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마법사를 찾아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머니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시기 전 무렵으로 돌아가 우월적 기억을 갖고 삶을 살아간다. 기대했던 것처럼 인생은 순탄치 않고 번뇌는 여전히 반복된다. 이반 오소킨의 과거 회귀는 결코 그의 삶을 행복으로 가득하게 만들지 않았고, 자신을 깨닫는 기회가 된다. 바로 상황이 바뀌고 현재의 기억으로 과거를 답습해도 본인이 바뀌려는 의지 없이는 변화도 발전도 없다는 점이다. 이 점이 저자가 말하고 싶은 핵심이었다. 자신을 바꾸려는 노력은 번뇌에서 벗어날 유일한 수단이며, 영원한 번뇌는 삶이 다하는 순간까지 이어진다. 인생 여행을 읽으며 혹시나 추억에 젖어 밖으로 나아가려고 하지 않았던 적은 없었나 되짚어볼 수 있었다. 인생은 유한하고 단 한 번이라는 제한 요소 때문에 그 의미가 대단한 것이다. 최근 엄청난 인기 몰이 중인 인터스텔라를 보면, 물리학적으로 가능한 시간 여행이 나온다. 상대성 이론을 중학교 때부터 읽었던 까닭에 당시 노트를 보면 시간 여행 계획이 즐비하게 서술되어 있어 인터스텔라가 생소하지도 않았다.물리학은 정말 읽고 공부할 때마다 머리가 팽팽 돌아가는 느낌이 든다. 수학 문제 풀 때처럼 몰입하는 기쁨도 있고, 머리를 쓰는 기분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인생 여행이 가능하다면, 나는 이성 관계보다 자신의 발전에 잘못 선택한 순간으로 돌아가보고는 싶다. 전공 선택이라든가 유학 결정이라든가 중대한 갈림길에서 가보지 않은 길을 택해 새로움을 마주하고 싶다. 이 책은 모든 기억을 갖고 있다해도 인생의 철칙, 일회성이라는 점과 변화무쌍한 인간 여정은 어떤 상황에서든 똑같다는 결론으로 끝을 맺는다.정말 흥미롭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