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책의 신군주론 - 한국 민주주의의 허구를 꿰뚫는 통찰
전원책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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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올바른 지표를 제시하는 전원책의 신군주론을 읽으며 생각을 많이 해야 바른 마음가짐과 정념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국 민주주의,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민주주의 자체가 장점과 단점을 지닌 체제이므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민주주의가 작동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민주주의는 선택과 집중에 어수룩할 수밖에 없는 맹점을 지녔다. 다수결로 정하는 까닭에 우매한 대중, 혹은 선동에 말려든 대중에 의해 바른 선택, 과감한 선택을 미루는 경향이 아주 다분하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예전 1차 세계대전 후 독일의 베르사유 체제를 놓고 영국의 몇몇 정치인은 독일에 물릴 배상금의 액수를 20억 파운드쯤으로 정했다. 그래야만 평화가 유지되고 독일 내에서 반발도 거세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론의 선동과 보복심에 휘둘린 정치인들은 너나할 것 없이 배상금 액수를 올렸고, 결국 케인즈가 제시했던 20억 파운드보다 무려 66배가 오른 금액으로 배상액이 책정되었다. 그 이후는 우리가 다 아는 결과다. 나치가 나타나 교육율과 지식인 비중이 높던 독일을 바보로 만들었고, 생각할 수도 없는 홀로코스트를 자행했다. 역사상 이보다 끔직한 사건은 아직 없었다. 적어도 자연재해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전원책이 주장하는 바도 이런 점의 연장선이다. 무상급식에 대한 반대, 민영화에 대한 동의, 이를 가로막고 있는 진보측의 주장은 언론의 협작놀음에 지나지 않고 자유주의를 떠나 종북 사관과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대중 논리로 올바른 판단을 흐리게 한다. 무상급식이 왜 전원을 위한 혜택이 되어야 하는지 심히 불편하다. 어려운 사정의 학우들을 위한 제도, 바우처 제도도 많다. GDP가 선진국 수준도 아닌데 전원을 위한 무상급식이 대체 어떻게 가능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어렵게 자란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이 학창시절 상대적 박탈감이 트라우마로 남았던 까닭에 차별 없이 똑같은 음식을 먹는 환경을 원했던 것 같다. 현실 정치가 과연 그런 식으로 작동하나. 동화책마냥 좋은 게 좋은 식으로 굴러가야 올바른가. 체감할 수 없는 국가 재정은 좋다는 걸 막는 사람이 잘못되어 보이도록 만드는 데 일조한다. 도덕적 해이와 국방 예산 등이 도마에 오르고, 그런 데 쓸 바에 무상급식을 지원하자는 논리다. 바로 잡는다면, 무상급식도 현실 급식화, 도덕적 해이를 제도적으로 뿌리 뽑고, 국방 예산은 투명하되 반드시 필요한 자본임을 분명히 하는 게 옳다. 책을 읽다보면 과거 위정자들이 대거 등장한다. 비판의 날이 강력해서 시원하기도 하고, 종북 좌파가 진보에 얽혀 한국 사회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확실해서 좋다. 대중영합주의로 먹고 사는 정치인, 옳고 그름을 떠나 정치 생태계의 생김새를 알 수 있어 의미 있는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풍성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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