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하는 현대미술 컬렉팅
베아트릭스 호지킨 지음, 이현정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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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을 구입한다는 건 아무래도 도박에 가까웠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일단, 개인적인 감정과 경험이 작품의 난해한 표현법에 잘못 투사되면 걷잡을 수 없는 오류에 빠져버린다. 개인적 취향은 결코 컬렉팅의 해답이 아니다. 책은 실수를 범하기 쉬운 초보 투자자들에게 올바른 지침을 내린다. 적절한 가격,작가의 이력과 대학 및 대학원 졸업 여부 등 생각보다 많은 내용을 점검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현대미술 작가는 작품만큼 작가의 미래에 작품의 가치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요즘 미술관을 가면, 처음 보는 작가의 현대미술 작품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가끔 나도 만들겠다 싶은 작품을 대면할 때면 이게 미술인가 싶을 때도 있고, 의심부터 먼저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만큼 현대미술은 표현 기법부터 의도가 제약이 없다보니 아마추어의 눈에 우스워 보일 때도 있는 것이다. 하물며 이럴진데 컬렉팅이 제대로 될리 만무하다. 결국, 누군가의 도움 없이 개인의 직감만으로 컬렉팅을 한다는 건 일종의 도박이나 마찬가지다. 그나마 도박과의 차이점은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고, 투자가치로도 효용이 없더라도 개인 만족이라는 게 남고, 실물이라서 집안이든 매장이든 어디든 내놓고 보여줄 수 있어 흡족한 면도 없지 않다. 중요한 건 역시 구매 가격이다. 경매에 참여하는 방법도 책에 소개되어 있다. 중심점이 한국이 아니라서 바로 적용하기 어렵긴 해도, 만약 외국에 나가거나 거주한다면 이 책을 참조해 얼마든 현대미술을 컬렉팅할 수 있다. 투자대상에 목마른 사람들은 현대미술 앞에서 사진을 찍고 메모하고 작가랑 소통하면서 그 가치를 짐작하고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 가치라는 게 작가의 행보, 그리고 작품의 함의가 사회적 맥락과 맞물렸을 때 그 힘을 발휘하므로 쉽게 알 수 없지만, 많은 경험을 접한다면 취미로 컬렉팅을 할 수는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한국 사회에도 현대미술에 대한 엄청난 열기가 무르익어 어디서든 투자를 받아 많은 작가가 생업과 함께 작품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라본다. 세계의 모든 아트 페어에 참가하는 날을 꿈꾸며 이 책의 유용성에 무척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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