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보다 강렬한 색의 나라 멕시코 - 알고 보면 소심한 여성 도예가의 삶, 예술, 여행
유화열 지음 / 미술문화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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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속살을 보기 위해서는 이 책이 다루는 문화적 요소가 현장과 어울어져야 한다. 영화 같은 시간이라 칭한 저자의 멕시코 생활은 우리 편견과는 꽤나 다른 모양이다. 범죄의 소굴, 난삽한 법규 등으로 현지인이나 이방인도 모두 돈이나 힘이 조금이라도 없으면 부랑자 신세를 면치 못하는 나라, 멕시코. 다소 과장이 들어간 표현이지만, 치안이 형편없는 건 지내보면 알 수 있다. 총기소지가 허용된 까닭에 행인들과 함부로 언쟁을 버릴 수도 없어, 이방인에게 불합리한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 한국에서 처럼 싸웠다가는 다치거나 죽을 수 있다. 들은 바로는 한인이 멕시코 시티의 큰 시장에서 뻥튀기 장사를 시작했는데, 너무 잘되자 그곳을 관할하는 조직폭력배들이 자신들에게 뻥튀기 장사를 넘길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멕시코에까지 가서 뻥튀기를 할 정도면, 재기발랄한 게 아니라 형편이 어려워 마지못해 선택한 멕시코 행이었을 것이므로 그 한인은 경고를 무시하고 장사를 계속했다. 그러자 비극은 그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조직폭력배들이 한인의 아들을 차로 치어 살해한 것이다. 누가 죽였는지 잡을 수도 없고, 피해를 본 사람만 억울한 형국이다. 멕시코에서 기업활동을 이어가는 중소기업도 세관에서 뇌물을 요구하고,마음에 들지 않으면 몇 달이고 물건을 주지 않는다. 게다가 받고 나서 물건을 보면, 이곳저곳을 뒤진 흔적과 함께 분실물도 여럿 있음을 알게 된다. 생생한 멕시코의 민낯이 여전히 아름답지는 않지만, 적어도 문화와 예술에서 만큼은 멕시코는 그들만의 색채가 있다. 색의 나라라고 제목을 정한 저자의 의중을 헤아릴 수 있다. 학창시절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를 관찰하며 인물찾기와 그의 생각 읽기에 재미를 붙인 경험이 있다. 미국의 어떤 초대기업의 벽에 그의 작품이 그려져 있는데, 그곳에는 아마 레닌의 얼굴도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의 삶은 라틴계 유명 예술가와 비숫하게도 여성이 많다. 그는 심지어 결혼한 여성의 동생인 처제도 범한 사람이다. 창조욕구와 신체적 비대칭이 예술의 영감이 된 프리다 칼로는 디에고 리베라와 엮여 한 시기를 충만한 표현으로 풍미했다. 도예가의 관점에서 바라본 멕시코는 역시 색과 자유에 맞닿아있다. 일단 그리고 보는 나라답게 도처에서 그림을 발견할 수 있는 멕시코는 마야인의 풍모를 짐작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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