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백과사전 - 고대부터 인간 세계에 머물렀던 2,800여 신들 보누스 백과사전 시리즈
마이클 조던 지음, 강창헌 옮김 / 보누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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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투철함이 묻어나는 책이다. 사전식 편찬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자칫 중대한 사료를 놓치면, 사전식 나열의 의미를 상실한다. 그런 까닭에 이 책을 집필하기로 마음먹은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고, 상당히 잘 정리가 되었다고 할 수 있는 내용이 구성되어 저자가 애당초 목표한 바를 이뤘다고 생각한다. 2800명이나 되는 신을 열거한 책인 만큼 일일이 다 읽을 수는, 읽을 필요까지는 없다고 본다. 찾아가며 읽고, 신의 유형과 시대상을 맞대어 생각해보는 자세를 갖는다면 인문학적 요소를 충분히 추려낼 수 있다. 신에도 경중이 있다. 제우스같이 절대적 지위를 갖은 신은 설명이 길고, 처음 듣는 신이자 힘과 역량이 작을수록 설명은 짧다. 흔한 설명 분량이 한 줄이라서 사실 신으로서의 의미가 좀 보잘 것 없다. 그리스 신화는 유년기부터 신나게 읽어온 신화이자 신들의 표본이다. 그 속에서도 신에 관한 이야기는 제한적이다. 인물과 환경에 따라 등장 빈도가 다르지만, 신의 계보를 살펴보면 설명 분량의 천양지차를 확인할 수 있다. 동양인의 관점에서 바라본 신은 서양인의 관점과는 다를 수밖에 없음을 이 책의 저자를 통해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다. 신 백과사전이라는 동기에 일단 박수를 보내고 싶고, 인간의 상상과 약간의 사실이 부합하여 이뤄낸 인류 유산에 대해 감탄을 내지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인간 세계에 머물렀다는 신의 형상이라든가 색채는 텍스트로만 떠올려야 하는 점은 무척 아쉽다. 분량이 문제였겠지만, 시각적 효과가 주는 이해도 제고는 사실 막대하다. 한줄의 설명만으로 독자가 그 신을 머리 속에 그려내기는 사실 쉽지 않은 점만 아쉽고, 신을 2800여명이나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 흡족하다. 힌두교는 신이 많기로 유명한데, 힌두교만으로도 2800여명은 훌쩍 뛰어넘는 걸로 알고 있다. 특색을 나누어 편집했다고 생각하며, 대표적인 신만 알아도 충분하다. 우리 사회에는 신이 그렇게 많지 않다. 현실 인물과 허구 인물이 섞여서 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신이 되느냐 마느냐는 어쩌면 당시의 시대가 원하는 철학을 머금고 있느냐에 달려있지 않나 싶다. 해당 신으로 인해 갈등이 생긴다면, 또 다른 신을 만들어내면 된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왔고, 인류는 변해가는 신과 세월을 함께 하고 있다. 신 백과서전을 통해 신성 모독도 결국은 인간의 본능을 구성하는 하나의 분파에서 기원했음을 추측해봤다. 저자의 섬세함과 성실함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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