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글쓰기
나탈리 골드버그 지음, 차윤진 옮김 / 북뱅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글쓰기가 만만치는 않지만, 그만 둘 수도 없을 만큼 자아를 표현하고 일종의 해묵은 감정, 또는 자신도 형상화하기 어려운 어떤 개념과 느낌을 풀어내는 데 글쓰기만한 게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단한 과정이다. 글쓰기를 처음해보는 사람은 그 막막함의 어두운 통로를 홀로 걷는 기분에 빠져든다. 글이란 게 본인의 이성을 대변하는 일종의 내면적 작업이다보니, 부득이 본인의 글을 보여줘야할 때는 상당히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이는 유명 저자도 해당되는 근원적 긴장이라 할 수 있다. 첫 글은 결코 만족스러울 수 없다. 어느 누구도 말이다. 저자의 경험담이 아주 잘 녹아든 이 책은 글에 대한 갈망과 부담을 덜어낼 방법을 얻기에는 기술적으로 다소 부족한 면도 있지만, 글이란 게 기술을 전수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닌 점에서는 전문가로서의 노력과 통찰이 돋보이기도 한다. 많은 도움을 얻었다는 점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탄탄한 책이다. 읽으면서 예전에 처음 글을 쓰고 사람들과 돌려 봤던 아찔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전두엽을 스쳐갔다. 어찌나 창피했는지 도망가고 싶었고,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고 싶을 지경이었다. 밤을 새워 딴 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는 등 하찮은 변명거리를 찾았지만 석연치 않아 그 부끄러움을 전면으로 맞아봤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괴로움을 평가자들의 눈초리로 맞아가며 그 경험을 내면화했다. 그 때 돌려봤던 글 중에 내 글이 가장 형편없었다. 객관적으로 대학생과 중학생 정도의 수준 차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례도 빈약했고, 논리적 전개도 기가막히게 뜀뛰기가 심했다. 그 글을 아직 간직하고 있고, 그 글 밑에 달린 조심스러운 평가들이 애처롭기까지 하다. 우리 감정은 때로는 약하고 연하다. 대놓고 강력한 비평은 하지 않는 편이 낫지만, 당시 나는 더욱 강력한 비평을 맞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평가해주는 친구들의 조심스러운 태도에 글의 심각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 일 이후로 논술과 작문에 필요한 스킬을 익히고자 꾸준히 노력했는데, 어찌보면 대학 전반적인 학습 과정보다도 더욱 값진 시간이지 않았나 싶다. 대학 교육이 워낙 허술해서 글쓰기 수업도 그렇게 효과적이지 않았다. 그런 결점을 스스로 극복했으니, 그것도 평생 사용할 이성적 표현 능력인 글쓰기를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글쓰기는 본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과정이자 수단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특히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확인하는 글쓰기의 인생공학(?)적 의미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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