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숨에 정리되는 그리스철학 이야기 - 고대 그리스철학 천년의 사유를 읽는다! 단숨에 정리되는 시리즈
이한규 지음 / 좋은날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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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시대, 인간이 가장 인간다웠던 시대가 아닐까 싶다. 두뇌의 기능을 제한적 요건을 바탕으로 면밀히 파악하고자 노력한 대가들이 넘쳐났던 시간에 동참했더라면 어떠했을까라는 불필요한 상상도 한번쯤 하게 만드는 게 고대 그리스의 시대상이다. 플라톤, 아리스토렐레스,에픽테토스, 소크라테스 등 시대를 초월해 아직까지도 이성의 힘을 보여준 선인들이 그 시대에 거의 함께 존재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성의 에너지가 한계가 없음을 증명한 사람이다. 그가 건드리지 않은 영역이 없다. 당시에 존재했던 모든 학문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엄청난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대단한 관찰력과 사유력을 뽐냈다. 소크라테스는 국가와 법에 대해, 그리고 논리와 사유의 필요성을 악법에 스스로 희생되면서 방증했다. 얼마든 생을 연장할 수 있는 위치의 인물이었지만, 그는 악법이 어떤 식으로 사람들의 논리를 훼손하는지 보여주는 쪽을 택하며 독배를 들었다. 에픽테토스는 시대를 초월해버린 인물이다. 노예의 신분에서 최고의 철학자로 올라선 그를 보면, 출중한 능력은 시대의 환경을 뛰어넘는다는 사실을 확인케 한다. 천년의 사유를 모두 한권의 책에 담기는 어려웠을테다. 그럼에도 저자는 짜임새있는 구성으로 그리스 시대 철학자를 꼼꼼히, 그리고 핵심을 정확히 전달하는 책을 썼다. 학창시절에는 그저 학파와 유명한 어귀, 인물과 사상 등을 달달 암기만 했기에 철학이라고 하면 귀찮은 내용쯤으로 치부했던 게 솔직한 심사다. 심지어 대학에서도 그리스신화와 철학을 공부하며, 비록 교양과목이었지만, 신비하고 사유의 능력이 확장되는 기분보다는 그냥 외우고 학점따자는 마음이 앞섰다. 사실 학생만의 잘못은 아니었다. 가르치는 강사나 교수의 태도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스스로 생각을 해본 자의 태도가 아니라 암기 내용을 소개해주는 수준의 강의였기에 지금도 강의 자료를 바라보면 한숨만 나올 따름이다.  당시에 이와 같이 어깨 힘을 빼고 알토란 같은 정보 위주로 그리스철학을 소개해준 책이 있었더라면 얼마나 행복했을까란 생각도 해본다. 서구 정신문명은 그리스철학에 근본을 두고 있다. 여러 역사적 사건의 중심에 이런 사유체계가 있음을 알고 보는 것과 단순히 인류 역사쯤으로만 여기고 서구 역사를 대하는 건 정말로 천양지차가 아닐 수 없다. 사유가 실종된 교육에, 그리고 일반인과 대학생을 위해 산으로 가는 철학서적말고, 이처럼 단백한 철학서적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철학서적이 어려운 게 매력이던 시대는 갔다. 적어도 인터넷 시대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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