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의 끝에서 자유에 이르기를 - 성철 스님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순례자의 여정
원택스님 엮음 / 조계종출판사 / 201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난 이 책을 빌어 비로소 불교의 의미를 알았다. 나의 진리는 불교에 맞닿아있다. 거침없는 자유,

그리고 종교 자체가 아닌, 진리를 향한 인간으로서의 몸짓. 이 모든 걸 내포한 불교의 가르침에

새삼 마음이 숙연해지며 삶을 새로이 관조하게 되었다. 인생을 불꽃과 바다에 비유한 성철 스님의

시는 그의 호방한 기개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생전에 뵌 적은 없지만 자신에게 아주 엄한 분이셨을

것이란 점을 유추할 수 있었다. 난 자신에게 엄한 사람을 존경한다. 성철 스님은 가야산의 호랑이란

칭호도 갖고 계셨을 만큼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에도 엄하셨던 모양이다. 진리를 향한 길에 불교가

주는 이점이 많아 불교를 택했을 뿐, 불교 아닌 다른 종교가 진리를 알려준다면 과감히 그곳으로

간다는 그의 대범함이 나를 매료시켰다. 25군데, 성철 스님이 머물고 지나간 사찰을 원택스님의

글을 통해 들으니 성철 스님이란 분이 무척 보고싶어졌다. 나는 불교라는 종교가 자기 수행을 요하는

까닭에 무척 좋아하고 있다. 성철 스님이 듣고 불교에 깊이 빠져든 법문도 사실 살펴보면 의미가

중대하다. 시대적 요구에 의해 찬송가를 닮은 여러 노래도 사찰에 가면 들리기도 하지만, 진정한

법문은 내용도 깊고 운율도 담백하다. 젊은 신도들이 줄어들어 위기를 느낀 불교의 변화모색적 움직임이겠지만,

나는 그런 시도가 싫다. 가벼워 보이는 종교는 내 타입이 아니라서다. 잔잔한 기운, 자신에게 엄한 종교가

일생을 수행해햐하는 우리 인생을 대변하는 터라 나는 사찰이 좋다. 나이를 들어가며, 점점 인생관이

뚜렷해진다. 나에 대한 물음이 커지고, 그 답변을 듣기가 점차 어려워진다. 삶이 무엇인지, 왜 태어나고

죽는건지 복잡해지는 사회를 살며 그 답은 영영 들을 수 없게 되는지 모른다. 결국 자신에게 묻고

자신이 답을 찾아야하는데 그러기엔 개인의 역량으론 무리다. 성철 스님의 수행하는 자세와 일화들을

듣고 읽노라면, 그토록 진리에 다다르고자 노력했던 성철 스님의 열정과 노력이 마음에 와닿는다.

너무 감동적이다. 시간을 내어 25군데 모두는 아니더라도, 해인사라도 들러 나에게 나를 묻고 싶다.

너는 어디까지 왔느냐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