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다 이상했다
김해자 지음 / 아비요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자연계를 빗대어 인간의 계층을 나눈다면, 김해자 시인은 개미같다. 여왕개미말고 다른 기능을 하는 부류의 개미 몽땅 말이다.

그녀가 지나쳐온 직업은 우리가 우러러보기보단 그런가보다하는 소소함이 뭍어난다. 미싱사, 노동운동가,농사꾼,시인.

그럼에도 남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자족적이면서 타인을 감싸는 실천가의 자취가 강렬하기 때문이다. 받아들이고,

그걸 다시 삶의 모티브를 변화시키는 긍정적인 삶의 자세가 너무나도 멋지다. 산문이 정말 산문답기는 오랜만이다. 요즘 나오는

책들은 저마나 충고해주느라 바쁘고, 자신의 성공담을 늘어놓고 알아서 도전하라는 격인 경우가 많다. 산문은 일반인이

출판하기도 어렵지 않은 유형이라 아무래도 자신의 이야기를 산문으로 기술하는 것 같다. 그래선 김해자 시인처럼 산문의

산문화된 글은 거의 없었지 않았나란 생각도 해본다. 잔잔하게 울리는 문장과 어휘에는 리듬감과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이 있다.

그게 너무 좋았다. 삶의 궤적과 방향은 저마다 다르다. 저자가 이야기했듯 이상해보이는 것이 오히려 정상이다. 그런 점에서

타인의 개성과 그 의사를 존중해주는 시인의 의도에 맞게, 나 또한 저자가 이상해보였다. 좋은 점으로 말이다. 같은 시간과 같은

환경을 놓고도 사람은 저마다 의미 부여하는 대상과 방식이 다르다. 시인처럼 세상을 나비처럼 바람에 순응하며 욕심보단

사랑과 주변의 화합을 생각하는 사는 사람도 있다. 다양성은 더 논할 필요도 없이 우리가 죽을 때까지 마음 속 갈대가 변하는 양상을 보며 확인하는 바고, 주변 사람들이 살아가는 풍경과 그들 각자의 삶의 모양새를 보며 또 알게 된다. 결국 인생에선 선택할 수 있는 것과 선택할 수 없는 게 있다. 저자처럼 선택할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고, 본인의 의지로 방향을 잡을 수 있는 주관적인 결정은 끝끝내 실현하는 과감함이 필요하다. 따뜻했다. 이 글을 읽으며, 내 주변에도 저자와 같은 사람이 분명 있을텐데, 내가 눈길을 한 번 안준게 아닌가 하는 부끄러움도 찾아든다. 사회를 위해 위대한 일을 하면 좋지만, 소소한 활동이라도 자신의 위치에서 해나아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위대함과 동급을 이룸을 저자의 마음씨와 활동상을 보고 알았다. 감사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