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직업은 인생 응원단 - 누구에게나 응원받고 싶은 순간이 있다
가무샤라응원단 지음, 이정환 옮김 / 예담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일본만의 색채에 매몰된 서적이 많아서 다소 걱정하며 읽었는데, 그 우려를 완전히 불식할 수 있었다.

응원이라는 소재는 국가와 문화를 초월한다. 한마음으로 진솔하게 누군가의 노력을 바라보고 있음을

소리와 율동으로 전달하는 행위가 응원인 까닭에 바디랭귀지 이상으로 통용된다. 인생 응원단은

탄생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과거 학창 시절 응원단을 하다 그만 둔 것에 대한 회한과 사회 생활에서 오는

무력감에서 탈출하고자 결성된 것이 기무샤라응원단이다. 이미 그들의 명성은 세계적으로 자자하다.

해외에서도 응원 의뢰가 들어온다고 하니 가히 놀랍다. 학창시절에 운동회를 기회로 응원 문화에 흠뻑

빠져든 적은 나에게도 있다. 율동도 조악하고 노래도 어디서 듣던 멜로디에 가사만 붙여서 만든 응원이라

앞에 서서 주도하는 내내 민망한 기억이 아직도 선명해서 발가락이 거북이 목 감추듯 오그라든다.

 

이 응원단을 보며 내 학창 시절이 떠올랐으니, 의미론적으로 가히 대단하다할 수 다. 프랑스에서의 응원이

가장 흥미로웠다. 낯선 문화는 응원을 하는 응원단이나 그 응원을 받는 프랑스인이나 마찬가지였다.

한국말로 번역되었을 아자란 단어가 뭔지 몰라서 묻는 호기심 넘치는 프랑스인이 귀엽다. 그에 대한 답변으로

아니라는 NO보다는 YES의 의미를 띤 아자가 더 좋아서 아자라고 한다는 설명도 재치있어 보였다.

 

엑스포에 울려 퍼진 아자라는 단어, 이는 문화를 초월한 그들의 마음의 결집을 의미하고 한 순간에 하나가

된다는 게 인간으로서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님을 방증한 대목이라 아주 울림이 컸다.

 

결혼식에서 흐른 두 남자의 뜨거운 눈물도 잊을 수 없다. 응원에도 자존심이 있다는 그들의 뚜렷한 자긍심.

그리고 열정을 보여주기 위해, 진실한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응원한다는 존재에 대한 강렬한 해석.

자신을 찾는 지난한 과정에서 맞닥뜨린 응원. 특히 마지막 장에서 "나를 나에게 돌려주기 위해서 응원을 한다."

는 말은 다분히 이분법적이면서도 현대인의 갈증을 단박에 드러내는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는

참된 인생을 헛되이, 그리고 인스턴트식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노년에 봉사활동에 전념하고

많은 부를 지닌 사람들은 재단에 기부하는 활동으로 그 시절을 그리고 미래를 의미로 채우는 걸까. 자신을 찾기 위해서.

 

누구나 본인이 나쁜 사람으로 기억되길 희망하지 않는다. 무심하고 회색의 빛깔로 살아왔던 한 평생을 어떻게든 밝은 빛으로

물드리고 싶은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알겠다. 가무샤라응원단은 나에게 모험하라는 명령을 하달했다.

 

마지막 장에 기록된 헬렌켈러의 말을 빌어 그들은 우렁찬 응원과 함께 나의 뇌리에 강렬한 삶의 충동을 남겼다.

 

"인생은 과감함 모험이거나,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니다."

 

 당신은 지금 불안한가?

 

그렇다면 안심하라. 가무샤라응원단은 불안은 곧 노력의 증거라고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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