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처님은 몇 살입니까? - 명법 스님이 미국 유학 생활에서 발견한 미국불교 이야기
명법 지음 / 아름다운인연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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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승려, 그리고 미국.

미국의 불교 문화를 체험함으로써 한국의 불교 문화을 다시금 살펴볼 기회가 되었다.

불교가 동양적이긴해도, 명상과 자기수련에 슬슬 눈떠가는 서양인에게 불교는 점차 매력적인

종교가 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미국 땅으로 떠난 여러 젊은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그 나라의

주종교인 기독교를 믿어야 했다. 한인 교회가 성행하면서 많은 이점을 갖게 되자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고자 하는 사람은 지역 교회를 나가야만 했다. 미국인이 한국인의 20%가 불교를 믿는다는

사실에 놀라는 이유는 아마도 그런 현상과 맞닿아있는 듯하다. 게다가 미국으로 떠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일단 기독교를 믿는 상태인 경우도 많다. 특히 유학생은 정말 대다수가 기독교인이다.

안타까울 것까진 없지만, 무언가 한국적인 색채가 없어지고 맥도날드의 판세처럼 느껴져서 좀

그렇다. 롯데리아도 있고 모스버거도 있어야 건강한 건데, 미국땅으로 건너가선 죄다 맥도날드가

되버리는 게 아쉽다.

 

그런 이유는 여럿있다. 일단 미국문화, 미국사회형 불교가 아직 자리잡지 못했다. 심지어 한국불교는

중국와 일본불교에 밀려 아주 작은 파이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출가의 개념이 없어서 불교가

자랑하는 참선과 수행이 현실적으로 퇴색될 우려도 있다. 가정도 있고, 직업도 있어서 우리가 알고

있는 불교의 모습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교의 변화를 촉구하는 이유는 각 나라별 종교의 색채는

조금 달라도 괜찮다는 점이다. 일본이 세계대전을 저질러놓고 자폭 후, 미국에 문화외교는 한답시고

건넨 것이 벗꽃나무다. 그리고 선불교를 미국인이 접하기 쉽도록 스타일링했다. 그런 까닭에

영화를 봐도 정적이고 단색의 동양적 스타일은 최근까지 일본의 불교를 따랐다. 지금은 중국도

많이 보인다. 역시 한국의 불교도 발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느끼는 장면이다. 세계는 점차

통합되고 있다. 불교의 좋은 가르침과 믿음을 세계인이 교류를 통해 함께 나눈다면 속도가 빠르고

변화무쌍한 세상 살이에 지쳐서 나가떨어지는 사람들을 더 보듬을 수 있을 것이다.

 

종교를 배척하는 취지의 발언은 아니지만, 기독교를 종교로 삼고 미국생활을 한 세대의 자녀 혹은

당사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면, 기독교는 문화라고 생각한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불교도 한국의 문화다. 한국에 살고 있는 기독교에 친숙한 세대도 종교의 문화뿐만 아니라

한국의 정신적 문화인 불교를 미국 한인사회의 행태처럼 폄훼하거나 구태의연한 종교쯤으로

치부해서는 안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다.

 

미국 불교에 대해 알아볼 기회가 되어 너무나도 뜻깊었다. 상호 이해를 기반으로한 사회가

되기를 희망해본다. 나에겐 미국부처님이나 한국부처님, 그리고 한국예수님과 미국예수님은 다 똑같은 나이다.

나에게 눈을 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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