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의 유언 - <모모>의 작가 엔데, 삶의 근원에서 돈을 묻는다
카와무라 아츠노리 외 지음, 김경인 옮김 / 갈라파고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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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구성이 아주 이채롭다. 판타지소설<모모>의 작가 엔데의 고찰에 대해 경제학자와 경제학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들이 골몰하는 문제는 화폐시스템이다. 화폐경제까지 건드리진 않았다. 다만,

화폐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그것의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을 심각하고 깊게 토의한다. 돈의 노화라는

절박함이 묻어나는 개념을 제시하며 돈의 경화를 막고, 정부 주도의 인플레이션의 폐해를 방지하자는

취지다. 실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는 게, 화폐 시스템이 현 상태로 지속된다면 임밸런싱이 해소되기

어렵다. 각 국가마다 경제 수준이 다르고, 그러면서도 경제가 통합되면서 화폐의 가치 차이로 인해

여러 문제가 생긴다. 투기적 화폐가 대표적인 예다. 토빈세를 도입하며 각 국이 심하게 출렁거리는

환율과 자본시장을 보호하고 있지만, 그러면서 한 편으로 화폐를 대량 찍어내고 유통시키면서 다음

세대로 혼란을 계속 지연하고 있다. 저축은 환영하지만, 집안에 틀어박혀 있는 화폐는 옳지 못하다는

지적은 화폐 시스템을 보는 시각이 엄청 다름을 방증하는 대목이었다. 만약, 엔데의 걱정처럼 화폐가

제 역할을 못하여, 과거 하이퍼인플레이션과는 다른, 국지적이지 않고 전세계적인 화폐 신용 하락

현상이 벌어지면 정말 대혼란이 올 것이다. 사재기와 물물교환 등도 우습지 않게 빈번히 일어날 것이고,

제조업이 붕괴될 수도 있다. 물론 지나친 기우다. 그러나 화폐 시스템이 현재와 같이 잦은 문제를 일으킨다면

출구전략을 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지도 모른다. 얇은 책이면서도 인문서적 같은 향취가 풍겨서 좋았다.

경제에 대해 관심과 우려감을 갖도록 이끌어주는 치밀한 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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