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좀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 - 유엔 보안담당관 박재현의 특별한 도전 이야기
박재현 지음 / 공명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하고 싶다란 열망을 실천으로 옮긴 것 자체로 결과의 좋고 나쁨을 떠나 일단 성공한 사람이다. 전공이 자신의 방향타가

되지 않고, 스스로 개척한 정신을 아주 높게 평가하고 싶다. 특히 형이상학 책을 읽고 갈 길을 찾았다는 점에서 방황 중이던

청년이 눈을 뜬 점이 내게도 보였다. 간절히 희구하던 무언가를 던져주는 기회는 줄곧 고전에서 왔다. 이 청년도 듣고 싶던

조언을 과거의 누군가로부터 들은 셈이니, 다시 한 번 고전의 힘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유엔에서 일한다는 점은 사실

또다른 스펙이 된다. 경력으로써 이보다 화려한 기록은 없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단 유엔뿐만 아니라 국제기구에서 일을

하게 되면 세상 어느 곳에서도 인정을 받는다. 그러하니, 한국과 같이 작은 나라에서는 그 영향력이 미국이나 유럽보다도

더 대단한 건 사실이다. 스펙을 멀리하고 본인의 소명의식을 발휘하고자 조류의 흐름을 타고 유엔까지 이른 청년에게서

배울 점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일단 끊임없이 배우려고 노력하고 실천하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자 교훈이다. 한국에서

소방직은 미국의 소방직과는 대우와 인식이 판이하게 다르다. 영웅의 개념이 강한 미국의 소방관을 미국 소년들은

어려서부터 동경한다. 심지어 헬스트레이너도 많은 미국청년들이 하고 싶어하는 직업 중 하나라고 한다. 왜일까?

그건 유엔을 뚫고 들어가 본인의 꿈을 실현한 청년의 이야기와는 사뭇 동떨어진 이야기같지만, 중요한 점이 숨어있다.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본인이 하고자 하는 바를 관철하는 추세가 생긴다. 물론 근간엔

그런 고집을 뒷받침하는 높은 소득이 있지만, 그렇다하여도 유럽과 미국에서는 직업에 대한 인식이 한국보다는 굉장히

유연하다. 헬스트레이너가 되고 싶다고 소망하는 청년이 한국보다 미국에 많은 이유도 그런 데 연유한다. 환경적으로

운동이 생활화된 점도 간과할 순 없지만, 직업의 사이클을 고려하면(트레이너는 장년까지 하기 어렵다.) 정말 하고 싶어서

한다는 인식을 제껴놓고 생각할 수는 없다. 어쨌든 저자이자 유엔에서 일하는 청년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미국식으로

한 셈이다. 만약 유엔에 입사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큰 편견에 부딪쳤을 것이다. 그래도 소신껏 살았으리라고는 믿어

의심치 않으며, 그런 굳은 심지를 배우고 또 배운다. 어려서부터 미국과 가까운 문화 경험이 있었던 점도 이 청년의

이와 같은 발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특히 영어를 제대로 구사할 수 있게 된 점은 엄청난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사견으로, 한국은 영어를 잘하면 너무나도 쉽게 풀리는 게 많다. 대학교도 그냥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입학 후에도 영어 과목은 웨이브로 학점도 확보하고 다른 과목을 이수하는 데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게다가

대학교 초년생일 때는 아르바이트도 많아서 고수입원인 영어과외도 얼마든 하며 남들보다 고효율로 용돈벌이를 할 수 있다.

심지어 학자금 마련도 가능하다. 통역병 지원도 가능하고, 일반 사병으로 복무 중에도 영어와 관련된 업무로 여기저기 견학과 시찰할 기회도 많다. 그러나 입사시에는 다른 지원자도 영어를 충분히 마스터할 시간이 있기 때문에 동등해진다. 그러니,

적어도 돈이 많이 필요한 대학생일 때 아주 유용한 게 영어실력이다. 저자를 보며, 내가 외국어 공부를 무식하게 많이 한

이유를 찾아볼 수 있어서 흡족했다. 7개국어의 즐거움은 사실 어떤 자격증에 비할 바가 아니다. 7개 언어로 된 문서는 해독가능하고 원서도 심심치 않게 많이 읽을 수 있다. 번역없이 말이다. 저자는 내게 많은 기르침을 주었다. 다시 한 번 읽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후배나 지인에게 소개해줘도 전혀 부끄럽지 않은 책이란 점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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