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배신 - 그들은 어떻게 내 주머니를 털어갔나
백성진.김진욱 지음 / 맛있는책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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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얇지만 내용은 넉넉한 책이었다. 물론 필자의 어투가 상당히 거슬렸지만, 이쪽 성향 분들은

대개 이런 식으로 강한 논조를 좋아하니까 그러려니 하며 읽었다. 금융공학에 관해서 많이

아는 축에 속한다고 생각했었는데, 필자의 상세한 설명에 그만 감탄사를 내고 말았다. 오랜만에

보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 관한 공학적 설명 덕에 당시 생생히 내 돈을 날려버렸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괴로웠다. 나만 그들에게 당한 게 아니니 공감대가 생길만도 해서 위로가 되지만

애써 아껴서 모은 돈을 몇 차례 하한가에 털려버려서 피눈물이 났다. 아무튼 그만큼 상세하게

진부할 만큼 자주 들은 모기지 사태에 대한 설명이 상세했다. 이윽코 KIKO 사태는 예전에도

공부했지만, 그걸 가입하는중소기업인들의 판단 자체가 이상하다고 보았었다. 선물과 옵션을

이용한 금융 공학의 얕은 결정체. 당시 하락이 걱정이었던 환율때문에 생겨난 것이지만,

어쩔 수 없이 가입한 기업이 너무나 많았다. 은행 등 판매창구에서 가입을 종용한 까닭이다.

본 사업으로 바쁜데다가 금융에 대해 많은 지식도 없는 중소기업인들은 은행과의 돈독한

관계 유지를 위해 가입한 듯하다. 정부에서도 두손을 놓고 있었다. 당연히 말도 안되게 움직이는

환율의 움직임때문에 엄청난 손실을 기업들이 감수해야했고, 자본 구조가 탄탄한 기업마저

도산하는 등의 사태가 빗어졌다. 참으로 말도 안되는 일이다. 이뿐만 아니라 웅진사태도

대충 알 수 있었다. 대우건설을 인수하려다 볼장 다봐버린 금호그룹도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였고, 최신 사례들이 많아서 재미나게 읽었다. 가장 기가 막힌 사태는 역시나 론스타의

외환은행 먹튀. 욕만 나온다. 이미 저질러진 일이니 뒷처리라도 깨끗하면 좋을텐데,

마무리가 더욱 찝찝하다. 한국이 외국자본에 만만히 휘둘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변동성때문에

많은 외국자본이 들어오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외환보유액을 늘리고 여러 규제를 신설하며

건전한 금융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지금의 모습은 보기 좋다. 필자의 문체,어조 등만

빼면 책으로써 읽을 가치가 있을 것 같으나, 그 단점이 마치 개인 블로그 글로 보이게 만들었다.

굳이 출판하고 싶지 않은 듯한 인상도 받아 읽으면서 살짝 불쾌했으나 어찌되었든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됐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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