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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근 교수의 동양고전이 뭐길래? - 한 권으로 시작하는 동양고전 핵심 명저 25
신정근 지음 / 동아시아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이런 책은 처음 봤다. 일단 기획력의 승리다. 심지어 편집 형태와 목차도 훌륭하다. 이 책에 소개된 엄청나게 많은 동양고전을 읽어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양도 양이지만, 그 내용이 문자만 읽는다고 와닿는 형태의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자의 논어만 해도, 글만으로는 식상하다.
공자의 환경을 알고 읽어야 그 맛이 산다. 시중에 논어 해설서도 많고 최근에 빗발치게 많은 책들이 쏟아지는 까닭에 논어는 많이 읽었다. 그러나
그래도 잘 모르겠는게 이 쪽 생리다. 같은 이치로 이 책에 실린 고전은 그냥 읽는다면 사실 시간대비 효율에서 보자면 영 아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가치가 높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각 책의 출간 배경과 저자의 신념 등을 기술하면서 어렵디어려운 고전의 내용은 사실 맛만
보여줬다. 어찌보면, 독자가 다 알고선 부가 설명을 듣고 있을 거란 착각이 저자의 마음 속에 배어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었다. 그래도
읽다보면 흐름이 생기고 어떤 책을 읽어보고 싶은지, 또 전혀 몰랐던 이 분야의 논란 등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책을 읽는 순서도 친절하게
알려주는 교수의 마음 씀씀이가 마음에 들었다. 하이퍼텍스트가 가능한 책이다. 무엇보다 난 편집과 기획이 마음에 들었다. 다시봐도 대단하다.
엄청난 신경을 썼음이 분명하다. 중국의 역사와 아울러 세계사의 편린도 엿볼 수 있는 즐거움도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다. 진시황의 분서갱유는
역사적으로 후손에게 어마어마한 손실을 끼쳤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의 광적인 행위에도 이유는 있었다. 황제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부정적인 주장을
하며 갖다댄 이유가 옛 선현들이 하신 말씀들이었다. 신하들은 배운 게 그것이고, 그것을 이유로 삼자 진시황은 힘들 게 얻은 대륙의 통일의 보상과
왕권의 강화 차원에서 책이란 책은 전부 불싸지른다. 없어진 책도 많다. 여기에서 파생되는 이야기들도 재미있다. 가짜 벽 사이에 고서적을
보관하거나 혹은 암기하여 내용을 보존했다. 그들도 왕의 그런 행위가 잘못됐음을 알고 있었고 언제가는 그 책의 복원의 날이 올 것임을 짐작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덕분에 아직도 그 책들이 오늘날까지 전해져 오는 거이다. 다양한 이야기 속으로 푹 빠져드는 맛이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