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손
마이런 얼버그 지음, 송제훈 옮김 / 연암서가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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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읽어가면서 나는 자주 돌아가신 아버님과의 추억에 빠저들곤했다.

저자인 마이런 얼버그가 아동도서의 작가가 된것 역시 자신들의 청각장애에 연연하지 않고 몸과 마음으로 두자녀를 키워준 부모님의 따듯한 사랑과 장애에 굴하지 않고 자식에게 묻사람들과의 경쟁에서 절대 지지않는 강인함을 보여준 아버지 그리고 솜털같이 부드러운 애정으로 자식들을 감싸준 어머니의 사랑이 그렇게 만들어 준 것이리라 생각된다.

대학에 들어가서 가족과 떨어저 생활하기 전까지, 항상 부모님 특히 아버지의 수화 통역사 노릇을 하며 때로는 부끄럽고, 때로는 자신이 처한 처지에 스스로 화도 내곤 했지만, 어린 동생의 간질발작으로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이를 형제애로 감싸면서 성장해 간다.  다른 또래의 아이들과 같이 개구장이 노릇도 해가면서....

그에게 있어서 아버지의 손은 세상을 살아가는 교육이었고,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게하는 도구였으며, 가족의 생계를 이끌어 가는

고마운 대상이었다.

강아지를 사달라고 조르려다 들은 어머니의 어린시절 이야기에, 청각장애인 어머니를 기피하는 동내 꼬마들 때문에 밖에 나가서 놀라는 외할머니의 말씀에도 나가놀 수 없었던 어머니의 어릴적 아픔에 가슴아려하며 어머니에 대한 연민으로 눈물짓던 저자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외할아버지에게 강아지를 사달라고 조르고 장애인 딸을 안쓰러워하신 할아버지가 그 부탁을 들어준 이야기를 하며, 서로 정이 듬뿍 들어버린 강아지가 어머닌줄 모르고 물어버려 큰상처를 입히는 바람에 외할아버지가 말도없이 이를 팔아버리고 그것때문에 매우 슬퍼했던 어머니의 강아지에 대한 슬픈 이야기를 듣고 강아지를 갖고 싶은 마음을 접은 어린 아들의 순수함이 가슴시리다.

아버지가 할아버지의 종교에 대해 이야기 하는 가운데 소아마비로 죽은 아들의 친구 배리에 대한 불쌍함을 이야기할때 저자는 당신의 사랑하는 둘째아들이 간질에 걸려 괴로워하는 이야기를 하는 아버지의 표정에서 아버지의 깊은 상처를 읽는다. 가족중에 당신만이 귀머거리가 된것에 대한 하나님에 대한 원망과 당신의 인생이 하나님으로 부터 버림 받았다고 하면서도 그럴때 마다 나는 네 엄마 사라와 너희들을 더욱 사랑한다고 되뇌인다는 아버지의 말에는 깊은 고뇌가 베어있다.

자기는 유대성인의식이 무었인지도 모르고 치루면서 할아버지가 이때 흘렸던 눈물의 의미를 몰랐던 아버지가 친척들에게 당신의 장남에게 이 성인식을 치루겠다고 선언함은 당신은 비록 소리를 듣지 못하는 아비일지언정 정상적인 청력을 지닌 아들을 다른 어느 아버지보다도 훌륭히 키우고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려는 아버지의 사랑이었고, 자기 아들이 "오늘 저는 성인이 되었읍니다."하는 언어를 알아듣지 못해도 맨 앞줄에 앉아 자신을 바라보는 자부심으로 가득찬 환한 아버지의 얼굴모습..아버지는 조용히 울고 있었다. 아버지의 아버지가 그랬던것 처럼....는 구절에는 눈물이 주르륵하고 떨어젔다.

아버지가 몹시 다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돌아온 날 목욕탕에 흥건히게 고인 피를 보고 엄청난 걱정에 휩싸였던 어머니가 돌아온 아버지를 보자 이전에 들어본적이 없는 가슴에서 터저나오는 환성을 지르며 팔에 감긴 붕대는 아랑곳 하지 않으며 아버지를 꼭 껴안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의 반응이 이 낯선땅에서 유일하게 침묵을 공유하는 당신의 사랑을 잃어버리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함을 보고 비로서 어른이 되었고, 소리를 듣지 못하는 두분의 고립된 세계를 그때에야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는 구절 또한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재키 로빈슨의 야구경기를 보고 돌아오면서 로빈슨이 백인선수의 고의적인 스라이딩에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면서도 께임에 임한것을 보고 당신의 아들에게 ", 청각장애인에게 이세상은 너무 힘든곳이다. 흑인선수에게도 이세상은 힘든 곳이다. 싸움은 끝이없다. 한순간도 쉴 틈이없다. 슬프다 "는 자조섞인 이야기를 듣는다. 그후 잭키를 엑키라 응원하는 아버지의 육성이 뜨거운 심장에서 터저나오는 것임을 그의미를 알았다. 당신이 누려보지 못한 유년기... 당신의 동생들이 아무 걱정없이 뛰노는 모습을 멀찍이 바라보면서 가슴 아팠던 아버지는 아들에게 가능한 모든것을 선물해 주려 노력했고, 우리들의 언어가 아닌 수화를 통해서도 아버지의 사랑을 귾임없이 보여주었다. 미식축구를 하는 아들의 운동장에 나와 항상 응원햇던 아버지의 부정을 잊을 수 없다.

에필로그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저자가 데생연습을 위해 책을 뒤지다가 어느 페이지에선가 "손"이 나왔을 때  손을 묘사한 수많은

데생이 여러 페이지에 걸처 이어진 가운데 "손은 풍부한 언어를 표현한다."는 구절을 보고 옛 기억들이 흘러감에 연필을 내려 놓고 엎드려 울기 시작한  저자는 어느덧 내가 되어 있었다. 23년전 돌아가신 아버님이 되었고 그리움이 되었다. 부드러운 한폭의 잔잔한 수채화를 보는듯 부모닌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오는 그런 책이다. 험난한 세상에서 눈물은 카타르시스가 되어줄 수 있다. 순수함으로 우리를 돌려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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