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설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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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 1994-2005 Travel Notes
이병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에의 끌림, 사람에의 끌림~
어느 날 친구가 회사로 전화를 했다. " 내가 지금 이병률의 [끌림]을 읽고 있는데
우울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참 좋다. 너한테 보내주고 싶어."
며칠 후 다시 전화가 왔다.
"아무래도 이병률의 책은 좋은데 우울해서 너도 우울해질까봐 안될 것 같아.
무라까미 하루끼의 먼 북소리 어떠니?
이것도 여행 에세이인데 무겁지않고 좋아. 하루끼가 이런 면을 갖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되고. 넌 어떤 책이 좋겠니?"
"네가 보내주고 싶은 것으로 해. 난 네가 보내주는 거니까 다 즐겁게 받아볼거야."
며칠 후 무라까미 하루끼의 [먼 북소리]가 배달되어져 왔다. 푸훗.
외로움 잘 타는 친구가 우울해질까봐 걱정해주는 그녀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근데 난 아직까지 하루끼의 먼 북소리는 읽지 못했고 대신 그 며칠 뒤 내가 스스로 궁금해져서
주문한 이병률의 [끌림]을읽게 되었다.
여행을 앞두고 있어서일까 아니면 뭔지 모를 끌림이었을까.
#58 여행은 120점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곳'을 찾아내는 일이며
언젠가 그 곳을 꼭 한 번만이라도 다시 밟을 수 있으리란 기대를 키우는 일이며
만에 하나, 그렇게 되지 못한다 해도 그때 그 기억만으로 눈이 매워지는 일이다.
#67 멋있는 사람은 아무렇게나 살아도 멋있다.
안 씻는 사람 안 씻어도 멋있다. 일생 정리 정돈 못하는 사람은 그게 멋이다.
아둥바둥 살아가는 너 같은 사람은 그것도 그대로 멋이다.
솔직히 가끔은 못하는 것이기에 꿈꾼다.
씩씩하게, 못하는 것이지만 대범하게, 자신 없지만 통 크게.
말 그대로 케 세라 세라(Que Sers Sers) 그렇게.
세상엔 참 닮은 사람이 많구나 하고 생각했다. 길을 떠나 길 위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고
또 돌아오고 ...... 또 다시 떠남을 꿈꾸고. 10년 간 떠남과 돌아옴을 반복했던 작가 내면의
흔적들이 곳곳에 배어있는 사진과 글들을 보면서 나도 다르지 않음을 발견한다.
그의 글을 따라 내가 가보았던 곳과 가지않은 곳 그리고 마음 속에 담아둔 곳을 함께 했다.
끌림은 누구나 떠나고픈 길을 카메라와 타자기로 앞서간 이의 궤적이다. 끌림을 읽으며
마음속 깊이 내가 앞으로 갈 곳을 갈무리해 두었다. 길 떠나는 사람의 마음은 흔들린다.
이리로 저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