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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가 밉다 ㅣ 아이앤북 문학나눔 28
김경옥 지음, 지우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21년 10월
평점 :
누군가 죽을 만큼 미울 때 마음을 제로(0)에 두고 리셋(reset).
작가의 말 中

김경옥 글
지우 그림
이 책에서 초등 졸업을 앞둔 6학년 호빈이를 만났다
호빈이는 자기를 괴롭히는 한 친구를 미워한다 미워하는 마음이 그 친구가 죽었으면 하고 바랄 정도다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게 괴롭히는 친구라 오죽하면 죽기를 바랄만큼 증오할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미워하던 그 친구가 정말 죽어버렸다 그토록 바라던 죽음이었지만 전혀 편하지 않고 오히려 괴로워하는 호빈이를 볼 수 있었다 호빈이의 마음을 통해 미움에 대한 또 다른 의미를 생각해 본다
'성철이가 죽었대!'(p11)
단톡방에 해성이가 전한 소식에 아이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호빈이가 둑방 길을 달리며 저주를 퍼부었던 그날
그 자식이 죽어 버렸으면 좋겠다고 중얼거리며 죽은 까마귀 떼를 보았던 날.
기묘한 새 떼의 죽음이 징그럽고 소름 끼쳤던 날.
'4학년 때는 그러지 않았던 애가 지금은 왜 나를 무시하며 괴롭힐까. 형편없이 초라해진 내 모습 때문에? 아니면 4학년 때 자신의 알량한 자존심을 건드린 일이 상처로 기억되어 그러는 걸까?'(p15)
호빈이는 성철이로부터 온갖 괴롭힘으로 힘든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의 갑작스런 죽음에 혼란스러운 호빈이는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왜 살아오지 못했냐고 욕을 한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엄마가 이혼해 집을 떠났을 때도 이렇게 울진 않았는데 나를 괴롭히고 미워했던 친구였는데 이렇게 눈물이 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호빈이의 눈물은 성철이에 대한 마음이 미움만 존재한 것이 아니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4학년 때 성철이와의 친했던 추억이 남아있어서일까 그 순간은 밉고 싫어서 화를 내지만 상대방과의 좋았던 시절을 생각하면 마냥 밉지만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은 어린 사춘기 호빈이가 성철이의 죽음을 감당하기에 얼마나 힘들었을까
졸업을 앞둔 겨울방학에 호빈이는 새엄마 레나의 권유로 할머니가 계시는 군산으로 간다 죽은 성철이가 자꾸 떠오르는 것도 싫고 깡 패거리들과 거리를 둘 수 있다는 생각에 좋게 받아들인다
군산에 지내면서 서울에 대한 기억도 잊혀질 때 쯤 할머니 가게 옆 꿈꾸는 다육이 카페에서 초희 누나를 알게 된다 다육이 카페에는 핑크색의 '꿈꾸는 방'과 하늘색의 '지우개 방'이 있다 방에 들어가 다육이와 대화를 하면서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과거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다육이 춘맹이와 지우개 방으로 들어간 호빈이는 춘맹이에게 죽은 성철이 이야기를 한다 춘맹이는 호빈이와의 대화 속에서 상대가 실제로 있고 없고는 상관없이 그를 용서하면 관계가 정리되는 거고 미운 존재가 사라졌어도 호빈이의 마음에 미움이 남아있다면 상대방은 계속 살아 움직이는 생물체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죽었지만 내 속에서 꿈틀대고 살아 움직이는 생물체......




호빈이는 행복했던 때를 떠올려본다 그 기억 속에 성철이가 있었다
나와 친했던 추억을 간직하면서 괴롭혔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성철이는 호빈이를 괴롭히기만 했을까 다른 방법으로 우정을 이어가고 싶었던 건 아닐었지도 모르겠다 호빈이와의 우정이 남아있고 다가가고 싶지만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다른 방법으로 표현한건 아니었을까
하지만 호빈이는 많이 괴로워했다 성철이가 죽었으면 하고 바랄만큼.
성철이가 죽고 나서 호빈이는 뭔가 깨달았다 미움만 존재했던 성철이었지만 조금씩 마음이 변해감을 느낀다 성철이의 또 다른 진심을 마냥 미워하기엔 추억이 숨어있었으니까
인간관계 속에서의 미움, 친구의 죽음, 우정을 호빈이의 심리 변화를 통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결하면 좋을지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 된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