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센티미터 웅진책마을 113
이상권 지음, 째찌(최현진)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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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이 짧은 여자, 핑크색을 좋아하는 남자는

존중받지 못해도 괜찮은가요?






글 이상권

그림 째찌

표지는 머리를 기른 주인공 시하의 모습이다

2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기르기 시작해 5학년이 될 때까지 29센티미터나 길렀다 원해서 기른 건 아니고 미용실 트라우마 때문이었다 사실 표지만 보아도 남자아이? 여자아이? 궁금증이 생길 정도이다 그건 고정관념에 의해서겠지

이 책은 바로 성별에 대한 편견, 고정관념에 관한 이야기이다





9살 시하는 엄마와 미용실에 갔다가 미용실 원장님 설라딘이 시하의 머리를 손질하는 도중 사건이 발생한다 시하의 왼쪽 귀에서 피가 나는 것이었다ㅜ 병원에 가서 아홉 바늘이나 꿰매게 되면서 미용실 트라우마가 생기게 되어 머리를 어쩔 수 없이 기르게 된 것이었다

트라우마로 인해 가위를 보면 몸이 굳어지고 악몽을 꾸기도 하고 어쩌다 미용실을 가게 되면 배가 아프면서 심각한 거부감을 느낀다

할아버지 칠순 날 시하의 긴 머리를 본 친지들은

'집 안의 장손이 머리띠를 하냐'

'완전 계집애가 되었네!'

라며 한마디씩 하고

아파트 앞에서 만난 친구 리라 역시

'너무 여자 같다, 넌 남자잖아?'

라고 이야기하고 다음날부터 시하와 마주칠 때마다 고개를 돌리고 시하는 그런 리라의 모습에 우울해지기만 한다

시간이 흘러 4학년이 되어서도 반 친구들은 머리 긴 시하를 노골적으로 놀리기 시작하고 한 달간 고민하다 선생님을 찾아갔지만 이해하는 것처럼 보였어도 시하는 도움을 받지 못했다 지하철역 안 화장실에서 머리 기른 여자애가 남자 화장실에 왜 왔냐는 이야기도 듣고 친구의 동생은 시하의 모습을 보고 남자는 머리가 짧아야 하는데 머리도 길고 머리띠는 왜 끼고 다니냐며 다들 시하를 이해해 주지 못한다

머리를 기르면서 시하를 속상하게 만드는 에피소드가 자꾸 생기게 되는데...

우리 사회가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이라는 편견으로 사로잡혀 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여자 역시 숏 컷을 하게 되면 남자 같다는 말들을 듣게 되는데 그렇다면 남녀 구분 지어 그 틀에 맡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시하의 모습을 보면 나 역시 그런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아마 흔한 일이 아니라 더 그럴 거란 변명도 해본다 하지만 시하의 마음을 이해하니 그런 생각조차 상처가 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할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에서 우연히 빡빡머리 재은을 만나면서 시하의 마음에 변화가 일어난다

"난 처음에 널 보고 여자라고 생각했어, 머리를 빡빡 밀었는데도 예쁘다고 생각했거든. 그러니까 남자, 여자는 머리로 구분되는 게 아니라는 걸 진짜 알겠어.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걸...."

시하는 처음 만난 재은이와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 마음이 통한다는 걸 느끼게 되고 이렇게 친해질 수 있다는 사실에 신기해한다^^

소아암 부작용 중 하나가 탈모였고 재은이는 병 때문에 머리가 다 빠져 버린 것이었다

간절한 마음으로 재은이를 도와주고 싶다는 시하는 큰 결심을 하게 되는데

과연 시하는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을까?

머리카락의 길이로 남자와 여자를 구분해야 할까

고정관념이 사실을 거짓으로 만들기도 한다는 걸 알았다

트라우마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머리를 기르게 되었지만 주위의 시선은 시하를 더욱 아프게 하고 트라우마 역시 그런 시선 때문에 더 극복하기 어려웠을 거란 생각이 든다 시하의 마음을 알아주는 단 한 명의 친구 재은이로 인해 시하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드디어 변화를 갖게 되는데 근거 없는 감정적인 판단으로 대하지 않고 재은이처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이해하는 마음이 필요함을 느낀다

고정관념을 버리기 위해 깨어있는 의식과 열린 마음으로 주위를 바라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성 역할에 있어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은 하지 말고 외모나 행동 등을 남자 여자 구분하지 말고 사람 자체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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