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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애리얼리, 경제 심리학 - 경제는 감정으로 움직인다
댄 애리얼리 지음, 김원호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2월
평점 :
요즘 들어 "돈을 잘 벌게 해주는 원리를 알려주는 참한~ 경제경영서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서점 매대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알록달록 색색이 다른 인물 아이콘들이 배치된 표지디자인도 예뻤지만 '경제는 감정으로 움직인다'라는 부제가 마음에 딱 와닿았다. 몇 장 펼쳐서 읽다보니 살짝 어렵게 느껴졌던 책 제목에서 받은 첫인상은 완존 '오만과 편견'이었다. 세상에 이렇게 쉽고 유머러스한 경제학 책은 드물 것이다. 특히 저자의 연애 과정을 그린 부분은 소설처럼 흥미진진했다. 나도 모르게 "애리얼리 교수님, 간바떼!" 응원하면서 읽었으니까.
몇 년 전에 내가 자영업을 처음으로 시작했을 때 제일 힘들었던 것은 고객의 마음을 얻어서 구매하게 하는 영업요령을 익히는 일이었다. 일의 성격상 한 건 한 건의 영업이 너무도 중요했다. 사무직은 자기 업무만 잘 익히면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듣지만, 영업직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직종이라 쉽지가 않다... 뭐 이렇게 말하면 사무직에서 일하시는 분들한테 쪼크 먹을 수도 있겟지만... ㅠ ㅜ 난 그랬었다.
선천적으로 아주 외향적인 건 아니었고, 그렇다고 너무 내성적이지도 않았던 나는 일단 매사에 스마일,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매일매일 화장을 열심히 하고 옷매무새에 신경을 썼던 게 기억난다. 암튼 나름대로 그렇게 몸과 마음의 자세를 달리 하고 노력한 결과 소기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 ㅠ 남의 돈 버는 게 그렇게 어려웠다.
그런데 이 책 <경제 심리학>을 읽어보니, 그 때 나도 모르게 '경제 심리학'을 응용하면서 일을 하고 있었던 게다. 당시 자영업하면서 내가 겪었던 무수한 시행착오의 경험들 속에 이 책의 원리들이 다 들어가 있었던 거였다. 책을 읽으면서 공감의 에네르기파가 팍팍 솟았다. 뿐만 아니라 친절하게도 연애에 대한 심리학까지 들어있으니 이 책은 경제 심리학이 아니라 세상 심리학일까?
예를 들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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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인센티브의 함정 ... "거액의 보너스가 오히려 생산성을 떨어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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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많이 주었던 직원이 더 속을 많이 썼였던 경험이 있었다. 그 때 아... 무조건 잘 해주는 게 능사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을 주고 능력을 인정해주는 쪽으로 가자, 라고 생각을 바꾼 적이 있었다. 조직을 이끄는 경험을 했거나 지금 조직을 이끌고 있는 사람이라면 많이 공감하리라.
또 하나는 연애 파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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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와 외모의 상관 관계 ... " 잘생긴 남자는 미녀와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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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을 읽으면서 공감을 많이 했다. 옛날옛날 내 맘에 드는 남자가 날 맘에 안 들어할 때 날 맘에 들어하는 남자를 내가 맘에 안 들어할 때 '외모'에 대한 기준도 많이 작용했구나라는 것을 이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 지금 내 신랑과 나는 친구들이 '오누이 같다'고 말하는 것으로 봐서... 비슷비슷한 사람들끼리 어울리고 사귀게 되는 게 자연스러운 이치인 것 같다. 물론 내 신랑이 못 생겼단 말은 아니고... (오호호호;;;;)
우리네 인간들은 느무느무 단점이 많고 헛점이 많다. 그러므로... 나도 상대방도 완벽하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에게는 너그럽고 남에게는 엄격한 이중잣대를 적용하면서 살아가는 거 같다.
그런 면에서 <경제 심리학>은 사람들이 완벽하지 못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살아갈 맛도 나는 거고, 지갑도 여는 거다... 란 명제를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는 참하고 재미있는 심리학 책이다. 댄 애리얼리 교수의 말대로 경제가 감정으로 움직인다는 원리를 명심하면 삶을 살아가면서 난감한 상황들을 이겨나갈 지혜도 많이 생길거고 말이다.
ps. 댄 애리얼리 교수는 전신 화상을 입은 경험이 있어서... 타이핑이 불가능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 교수님이 이렇게 석학이 되었다는 면에서 의지의 화신같고... 정말 멋있단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