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비움 공부 - 비움을 알아간다는 것
조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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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나니 '심플라이프를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영감을 준다'라는 표지의 문구가 쏙 들어옵니다. 장자의 사상과 '비움'이 무슨 상관이 있는 걸까 궁금해하며 책을 읽어 나갔습니다. 실용적인 서양철학을 좋아하는 저는 동양철학에 대해 '세련미 없어, 오래됐어, 낡았어, 지루해, 고리타분해, 어려워!' 등등의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공자, 장자 정도는 알아야겠다는 마음이 일어나고 있었죠. 우선, '논어를 익혀보자-'하며 책을 살펴보다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찾지 못해 미뤄졌어요. 그런데, 관심 있는 '비우기'라는 주제로 장자를 만나게 되니 동양철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차분하고 고요한, 티끌을 떨어내는 듯한 책이었죠.

잔잔한 흑백 이미지에 장자의 유명한 일화가 얹혀지며 심오한 주제를 던져 주는 독특한 프롤로그가 인상적입니다. 이 모든 내용들은 살아가며 집착하고 소유하는 물건들에 대한 '비우기'가 아닌 '정신적 비우기'를 실현해 나가보자고 권유하는 것 같아요. 소유한 것이 없으면 불행해 보이는 현대사회에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 오래된 장자의 이야기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인위적인 것보다 자연스러운 것, 높은 곳을 위해 달려가는 욕망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천천히 이뤄가며 사는 것, 경지를 초월한 삶에 대한 고민과 바쁜 일상을 돌아보고 비교하지 않는 마음 태도를 갖게 도와주는 책이었어요. 잔잔하고 평탄한 들을 만들어 시각을 넓혀 주는 마음이 시원한 '장자의 비움'이었습니다.

현실의 우리는 자연으로 돌아가 다 비워내고 살 수 없으니 '지금의 나를 만족'하며 쓸모없어 보이지만 '쓸모 있는 사람'사는 것으로 하루를 채워나가야겠습니다. 아이 교육하며 하루도 아깝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이 매일매일 들었던 제게 '천천히 큰 목표를 향해가는 삶'에 대한 권유는 큰 위로가 되었어요.

100가지의 단편적인 글을 통해 조금씩 얻어 가는 '비움'의 배움으로 마음과 정신이 깨끗해집니다. 매일이 '고단하고 지친다'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장자의 비움 공부'입니다.


"내가 꿈속에서 나비가 된 것일까,

아니면 꿈속에 내가 있었던 걸일까?."

장자는 꿈속에서 나비가 되었다.

그런데 나비가 장자가 된 것인지 아니면

장자가 잠깐 나비가 되었는지 구분을 못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실에 너무 집작할 필요가 없다.

현실 세계는 한바탕 꿈과 같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은 비움의 공부를 통하여 알아갈 수 있다.



36. 소박하면 삶이 편하다.

옛날의 지인은 인으로 길을 삼고, 의에서 잠을 자며 자유로이 노닐었고, 밭에서 나는 간단한 채소로 허기를 달랬으며, 남을 함부로 동정하지 않았다. 무엇에도 매이지 않으니 힘쓸 일도 없고, 소박하였기에 삶이 편했다. 또한 남을 함부로 동정하여 베풀지 않았으니, 옛날에는 이러한 것들을 진리를 깨달은 자의 여유라고 하였다.

이 세상에 태어나 얻은 모든 것들은 언젠가는 모두 잃을 것들이다. 그것이 돈이나 집, 자동차와 같은 물건이든 지위나 권력, 명예 같은 것이든 결국엔 모두 나에게서 떨어져 나갈 것들이다. 그러니 그것들은 처음이나 끝이나 결코 내가 아닌 것들이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얻고 소유하면서 집착이 생기고 나와 동일시하게 된다. _p.126-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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