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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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를 어린이 버전으로 읽어보고 완역본 버전으로 읽어보고 싶어서 끝까지 정독해보았습니다. 충격적인 결말로 잊혀지지 않았던 1984의 저자(더 유명한 '동물농장'의 저자) 조지 오웰이 "세상에 여섯 권의 책만 남긴다면 그 중의 하나로 이 책을 고를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했기에 더욱 궁금했었죠.

어린이 버전도 너무나 재미있었지만 완역본은 완벽한 지성인을 위한 책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멋진 고전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영국의 시대적 배경과(역사를 알고나면 더욱 재미있는!) 정치적 상황을 이해하고 본다면 더욱 놀랍습니다. 이 천재적인 작가의 글은 날카로운 풍자와 더불어 인간의 본성에 대한 탐구와 비판으로 독자들에게 큰 감명을 전해주는 듯 합니다. 그러니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책으로 전해지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올해 초3 아이가 서점에서 고른 걸리버 여행기와 비교를 해보니 걸리버의 중요한 대사들이 모두 생략되어있고 걸리버가 겪은 사건 위주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어 이 책은 꼭 완역본으로 읽어봐야 그 진가와 가치를 발견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래전의 상황을 빗대어 풍자한 글들도 지금의 상황과 다를바 없어 씁쓸하기도 하고 통쾌하기도 하고 인간의 본성에 대해 고민도 해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이가 크면 꼭 추천해 주고 싶은 책입니다. 그 깊이를 느끼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기본 배경지식을 알고나서 읽어야 겠기에 세계(유럽)사와 철학을 배우고 난 후면 아이도 큰 깨달음을 얻을 책이 될거라고 믿어요.

가장 감명깊었던 후아늠(말)과의 대화들은 여러번 읽어도 지루하지 않을것같아요. 걸리버가 야후의 모습을 경멸하던 모습과 거짓말이라는 단어조차 존재하지 않는 후이늠국(말의나라)에서 진실과 품격이 넘치는 후이늠과의 소통장면의 대조적인 장면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아요.

진보와 보수의 대립, 거듭된 전쟁으로 인한 고통과 가난, 정치적인 싸움에서의 혈투, 귀족의 사치와 허영 등등의 인간의 잔인함과 부당함, 국제적인 대립관계들의 모든 상황들을 걸리버 여행기 안에 재치있게 담아낸 조너선 스위프트의 이야기는 몇번이고 읽어봐도 아깝지 않을 시간이 될거예요. 1984를 읽어본 독자들이라면 걸리버 여행이과 비교해볼 때 조지 오웰이 조너건 스위프트에 어느정도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볼수있지 않을까 싶어요.

작품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요약된 개요와, 해제, 작품해설, 조너선 스위프트의 연보도 꼼꼼히 읽어보았습니다. 올 해 읽은 책 중 최고로 꼽고 싶은 책이랍니다! 완역본 추천해요!(걸리버의 대사를 통째로 날려버린 어린이 버전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가 뒤에서 험담하는 사람은 확실하게 윗자리로 갈 사람이고, 그가 당사자에게든 다른 사람에게든 누군가를 칭찬하기 시작하면 그런 칭찬의 대상이 된 사람은 그날부터 희망이 없습니다. 그에게서 약속을 받는 건 그중에서도 가장 나쁜데, 특히 그가 맹세까지 하며 그 약속을 확인해 주면 최악의 사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그런 일을 겪은 다음엔 모든 희망을 꺾고 은퇴합니다. _313

하지만 이성의 통제를 받으며 사는 후이늠들은 자신들의 훌륭한 특성을 자랑하지 않는다. 그건 내 다리나 팔이 멀쩡히 있다고 자랑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팔이나 다리가 없다면 틀림없이 비참하겠지만 그것이 있다고 자랑하는 자 또한 제정신이라고 볼 수 없다. 내가 이 주제를 길게 언급하는 건 영국의 야후 사회를 어떻게든 견딜만한 것으로 만들어 보려는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런 어리석은 악덕을 조금이라도 갖고 있는 자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말기를 간청한다. _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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