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다시, 당신에게로 _필름에 새겨진 이야기

길은 다시, 당신에게로
오철만 지음 / 황도 / 2019년 5월

오랜시간동안 즐겨온 취미중의 하나가 사진입니다. 전문가는 아니므로 ‘일상사진가’라는 타이틀을 스스로에게 주어주기도 했지요. 낡고 오래된 로모카메라는 이제 그 수명을 다 했는지 확인도 못한채 책장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젊은날 필름 인화된 사진을 보며 감격하던 그때의 감동이 이 책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 집니다.

작가가 말하는 사진에는 모두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는 사진으로 다 할 수 없는 삶과 사랑에 대해 이 책을 통해 기록해둔것만 같습니다.

이제는 나이들어 늙어진 부모님의 마음과 함께 시간을 보내 온 친구들의 병듦, 이별- 여행하며 만났던 소중한 인연들까지 작가의 필름사진과 함께 했던 그 시간속의 이야기들은 마치 모든 사람들의 삶, 인생에 대하여 말하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필름사진을 찍고 있다는 사실에 반가움과 진심을 담아 한 컷씩 소중하게 촬영된 결과물들이 유명한 시 한편보다 큰 울림이 있습니다.

지금 어느 한 구석에 보관되어 있는 필름을 카메라에 장착하고 당장이라도 떠나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납니다. 사진가들은 모두 시인이라는 저자의 말에 깊은 동의를 합니다. 사물을 보는 시선이 얼마나 깊고 사색적인지- 사진한장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풀어내어 책한권을 만들고 싶었던 젊은 날의 내 꿈과 닮은 이 책이 아름답게 다가왔습니다.

이국적인 사진의 매력과 동시에 흔히 경험할수 없는 일들을 공감을 불러 일으키며 적어낸 저자의 필력에 종종 놀라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아름다운 색채와 필름 사진의 매력에, 한때 나 한번 카메라를 만져보았지!하는 분들이라면 한 페이지 천천히 넘겨보시기를- (아마도 손이 근질근질해질 겁니다-)

따뜻한 위로와 감성의 회복이 필요한 분들에게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