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언어로 - 신동엽 평전
김응교 지음, 인병선 유물공개.고증 / 소명출판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항상 그의 고민이 늘 미래로 열려 있다는 사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 열쇠로 그가 살아온 삶의 문을 열면, 그의 작품을 보는 눈이 새로워진다. _13

 

 

껍데기는 가라. 신동엽 하면 떠오르는 시입니다.

오래전 학교에서 배웠어도 기억에 남는 걸 보면 굉장히 중요했던 시 중 하나였었나봅니다. 이 책은 '시'보다 '신동엽'이라는 사람의 삶에 초점을 맞춘 책이라기에 읽고 나면 신동엽의 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풍부한 사진 자료들이 있어 시대적 배경도 살펴볼 수 있으니 재미있을 것 같았지요.

1930년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태평양전쟁과 한국전쟁 시대, 4.19 혁명의 시기까지 신동엽의 생애는 참으로 상상하기 힘들었던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사진으로 보면 느껴지겠지만 어릴적부터, 학생 그 후의 모습에서 단단함으로 뭉쳐져있는 기상이 글과 삶을 더욱 빛나게 하는 듯 합니다. 근대사를 살펴보면서 우리나라에 위대한 정신을 소유한 인물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그 분들의 덕으로 지금의 우리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라는 생각을 갖곤 하는데 신동엽 시인 역시 그런 인물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우리나라 문학의 중요한 인물로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신동엽 시인이 거쳐간 시대와 그의 삶을 보면서 글이 이렇게 강하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유명했던 시만 기억하고 (그 시를 좋아했기에 더 알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더 좋은 시를 책을 통해 보고 싶었는데 책장을 넘길수록 시대의 아픔속에서 함께 괴로워하고 정신을 바로 세운 신동엽의 의식에 몰입하게 됩니다.

6.25 전쟁속에서 죽을고비를 넘기며 앓았던 병이 후에 39세의 나이로 세상을 뒤로하게된 원인이 되었다는 사실도 참으로 서글픕니다. 근현대사의 아픔속에서도 따뜻한 사랑을 키워가며 가정을 가꾸고 교육에 힘썼던 부분들을 알고나니 풍부한 자료와 기사, 사진들로 그의 정신세계에 빠져들어 그의 시들이 더욱 생생하가 다가옵니다.

진달래 산천, 금강, 산에 언덕에 들을 읽으며 그냥 시만 알고 읽었을때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우리로 하여금 과거와 현재를 하나의 연속적인 현실로 이해하게 한다.(김주열) _197

식민지의 배고픔과 참담한 6.25 전쟁속에서 살아남아 우리나라의 역사를 시의 언어로 형상화 하였다_225

"소월의 정조와 육사의 절규가 함께 있다"(시인 김수영) _243

라는 본문중의 평들에도 많은 공감을 하게 되구요.

24살의 신동엽과 19세의 인병선(아내)의 만남으로 부터 시작된 편지들도 하나씩 읽어보았을때 이런 젊은 나이에 어떻게 이런 생각을 나누며 연애를 했을까, 지금과는 너무나 다른 풍경에 넋이 나가기도 했습니다. 가족들의 사랑과 보살핌도 감동적이고 그의 전 생의 모든 자료들을 소중하게 보관하며 자료로 남겨 온 인병선(아내)님과 신동엽의 부친의 정성이 있었기에 신동엽의 문학적인 업적을 정확히 이해하고 평가 할 수 있고 후세에 더욱 존경과 사랑을 받는 민족문학가로 세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신동엽을 연구하고 자료를 모아 아내 인병선씨에게 인정을 받고 이토록 소중한 사진자료집 형식의 신동엽 평전을 낸 저자의 노력도 대단합니다. 문학적인 작품분석보다는 신동엽의 삶에 초점을 맞춘 신동엽 평전, "좋은 언어로" 많은 분들께 추천하고 있어요.(특히 역사를 좋아하는 친구와 48년생 아빠에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