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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의 비밀 - 닌텐도 성공 신화의 비밀
데이비드 셰프 지음, 권희정 외 옮김 / 이레미디어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간단하다, 모두가 알면서도 하지 못하는 '일반적 사고의 틀 깨기', '역발상'이다,
아까 길게 리뷰를 남기다 날아가는 바람에 조금은 내 리뷰의 질이 떨어질지 모르겠지만 이 책은 분명 예전에 나온 책이 맞다,
그렇다 해서 닌텐도의 경영철학이나 경영전략이 바뀌지는 않았다,
작년 12월에 나온 기사에서도 닌텐도는 한국에서 '공격적 마케팅'을 하겠다고 선언했다는 기사를 본 일이 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은 많이 하지만 대부분은 관습화되고 습관화된 곳에 머물고 싶어 한다,
이 책에서 나오는 내용을 보면 닌텐도는 작년 기사처럼 미국 시장에서 게임 산업은 이제 막을 내렸다고 했을 때부터 시장을 잠식해 들어갔고, 그러다 게임산업이 호황을 맞이하자 다른 게임업체들은 닌텐도가 부당행위를 한다고 태클을 무척이나 걸었다,
만약 닌텐도가 게임산업의 호황이 다시 도래했을 때 별다른 영향력이 없었다면 과연 그들은 닌텐도를 그렇게 매장시키려 노력했을까? 인간들의 속성이 자신이 먼저 나서서 노력하기보다는 물타기로 잘 된다면 거기에 편승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그러면서도 선두에 있는 존재는 미워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닌텐도가 잠시 힘들기는 했으나 현재-작년 실적에서 그토록 큰 흑자를 낸 기업은 없었다- 닌텐도처럼 기업을 경영하고 공격적 마케팅을 하는 회사는 없다, 모두가 몸을 사릴 때 닌텐도는 그 이후를 보며 움직였고, 또한 지금도 그러하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일본 특유의 기업문화, 즉 한 번 입사하면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사원도 기업에 충실하고, 기업도 사원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게 참으로 부럽기는 하다, 초대 회장 야마우치가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게임 개발실을 일종의 성역으로 누구도 터치할 수 없게 그들의 독립성을 획득할 수 있게 했던 야마우치 회장의 식견도 있었다고 보면 된다,
간단히 말해서 자신의 부모가 자신을 전폭적으로 믿어주며 응원할 때 자식도 그 부모에게 화답하려 노력하는 일과 마찬가지라 생각하면 된다, 우리나라는 IMF 때 그런 기업 문화를 잃어버리게 되면서 직원은 아무 때나 잘라도 대체할 수 있고, 또 언제 잘려도 괜찮으니 더 좋은 직장만 생긴다면 이직할 수 있다는 생각이 팽배한 우리나라에서는 실질적으로 힘들겠지만 말이다,
10년을 생각하면서 기업을 경영하는 곳과 당장의 성과만을 바라는 기업 중 어느 곳이 더 성공확률이 높을까?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했다, 기업 역시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일본 사기업의 직원이 노벨 화학상[잠시 헷갈린다]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도 회사는 직원을 믿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줬으며, 직원은 그에 화답했을 뿐이었다, 그래서 세계가 놀랐던 것이다, 당장의 성과가 보이지 않으면 쉽게 갈아치우는 서양과 현대 기업들의 행태에 비춰보자면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고, 또 그 가능성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기다릴 줄 아는 기업문화와 닌텐도 특유의 역발상 전략-누구나 말하지만 누구도 제대로 못하는-을 사용하면서 긴 시간을 참고 기다릴 줄 알고, 또 그런 회사의 기대에 부응하고저 노력하는 사원들의 모습을 책을 읽는 동안 느끼면서 우리나라에서 닌텐도 같은 회사는 나오기 힘드리라는 판단밖에 들지 않아 씁쓸했다,
그래도 닌텐도 같이-물론 초대회장 야마우치의 선견지명과 직관도 굉장히 훌륭하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한 명의 천재가 있어도 그 천재를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리더가 과연 있을까도 싶다- 탄탄한 기업을 만드는 것이 내 꿈이기도 하고, 또 그런 기업문화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걸어가기 위해서는 쉽지 않은 길을 걸어야만 한다는 사실만은 확실히 알았다,
경제경영서지만 딱딱하거나 괜히 무게 잡고 식자연 척하는 책이 아니라 여러 에피소드들과 재미있는 일화들을 섞어놔서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읽는 동안은 즐거웠다,
닌텐도라는 기업이 언제까지나 게임시장의 선두주자로 남으리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당분간은 게임시장의 강자로 군림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른 이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 책의 성격은 분명하다, 닌텐도 회사에서 나온 게임에 대한 얘기가 아닌 '닌텐도'라는 '기업'의 경영철학, 경영전략, 마케팅, 기획에 관한 책이다, 앞서서도 얘기했듯이 시대가 조금 지났다고 안 좋은 책이라 하면 우리가 읽는 고전이나 니체의 글은 이제 더 이상 읽을 필요가 없다는 말과 같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살아가면서 가진 생각과 삶의 철학이 쉽게 바뀌지 않듯이 기업의 철학과 그에 기반하여 생긴 마케팅, 기획, 개발은 쉽게 바뀌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P2P나 XBOX 등은 그래픽으로 승부를 봤지만 사실 게임을 하다보면 그래픽보다는 재미가 있어야 하고 간편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으로 봤을 때 닌텐도는 그래픽은 떨어지지만 단순하게 즐길 수 있고-사실 간단한 게임이 중독성이 더 강하다- 언제 어디서든 심심할 때마다 게임을 접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인간들의 심리를 잘 간파했다,
그 사실만으로도 닌텐도가 어떻게 전략을 짜고, 또 무엇을 우선시 했는가에 대해 알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시대는 변해도 인간들의 속성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읽는다면 왜 미국시장에서와 같은 일이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고, 또 그럴 수 있는 힘이 닌텐도라는 기업의 무엇에서 비롯됐는가를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