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적 마음 - 김응교 인문여행에세이, 2018 세종도서 교앙부분 타산지석
김응교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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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클립 한주한책 서평단 위니입니다.

 

 일본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학교에서 일본에 대해 배운 것은 대체로 다음으로 요약된다. 우리가 문명을 전파해준 미개한 나라라는 것, 그런데 그 미개한 일본이 갑자기 조선시대 우리를 공격했다는 것, 그러다 이 나라가 조선 후기엔 세계 제국주의 열강이 되어 우리를 식민지배했다는 것. 우리를 침략했다는 것만으로 기분 나쁜 나라인 것 이외에 위 세 가지 사건의 인과관계에 대해 우리는 거의 배운 바가 없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았으나 스스로 알게된 것은 이런 것도 있다. 일본은 24명 이상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그 가운데는 화학상을 받은 시골 고등학교 선생님도 있다. 일본인들은 논문 표절과 같은 것을 있을 수 없는 치욕으로 생각하며, 아무리 유명한 해외 대학에서 학위를 받았다 해도 일본 학계에서 인정해주지 않는한  발 붙일 수 없다는 것 등이다.

 그런 가운데 최근에는 일본 여행도 우연치 않게 다녀오게 되었다. 작년에는 오키나와, 올해는 후쿠오카를 다녀왔다. 특히 후쿠오카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한국인이 많아서 최근 일본여행 붐을 실감케 하였다. 그러면서 온천욕과 쇼핑의 즐거움 이외에 한편 이 나라에 대해 너무 아는 것이 없다는 아쉬움이 교차하곤 했다.

 

 그러던 중 읽게 된 김응교의 <일본적 마음>은 일본을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좌표를 제공해주었다. 이 책은 '일본여행에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그에 걸맞게 여행자들을 위한 조그만 책 판형과 함께, 문학, 예술, 에니메이션, 일상사 등 '문화적 측면'을 주로 다루어 일본 여행자들이 한번 읽어보면 좋을 내용을 담고 있다. 후쿠오카 여행안내서적 뿐 아니라 이 책을 여행지에 함께 가지고 갔다면 여행의 질이 더 좋았을 것을!

 김응교는 처음 접하는 저자로 학자임에도 시인이어서 그런지, 쉽고도 여운 있는 필체로 독자의 눈을 책 속에 계속 몰입시킨다. 책 표지의 파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했는데 첫번째 장에서 바로 그 궁금함이 풀렸다. 일본하면 '아시아 최초의 근대'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그 그림이야말로 일본의 근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이었던 것이다. 마치 카메라로 연속해서 거대한 파도를 찍어간 것처럼 세세한 묘사와 후지산을 집어삼킬 것 같은 장엄함을 그려내어 근대 일본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포착할 수 있는 그림이었다.

 늘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비판하는 보도를 접하고 분노하면서도 정작 일본의 신사가 어떤 것인지 잘 몰랐던 입장에서 이 책은 또한 이에 대한 좋은 해설을 제공한다. 그리고 왜 일본축국는 세 발 달린 까마귀를 상징으로 사용하는지, 일본 에니메이션이나 영화가 정적이면서도 단조로운 일상사 가운데 감동을 자아내는 방식은 어떤 일본인들의 감정에서 유래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서평자 역시 일본의 '철도원'을 보면서 일본인들의 마음에 대해 궁금해했던 적이 있다. 2차 대전을 일으킨 이 나라의 폭력성과 늙은 철도원의 삶에서 감동을 얻는 서정성은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김응교의 <일본적 마음>은 많지 않은 분량의 책이고 읽기에 편하지만 일본의 속살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훌륭한 책이다. 훌륭한 책이라는 평가는 이 책 자체가 주는 힘 때문만은 아니다. 실상 서점에서 일본에 대해 피부에 와닿게 알려주는 대중서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김응교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되었다. 사실 작가의 생각 가운데 나와 입장을 달리하는 것들도 눈에 띈다. 하지만  다음에 이 작가의 책이 출간된다면 주저함 없이 열어볼 것이다. 그는 글을 잘쓰는 사람이며 나는 그런 사람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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