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가본 길은 더 이상 회피와 경계의 대상이아니다. 새로움과 두려움 사이의 연결고리를 끊어내며 수많은 물음표속에 살아가야 할 내 손에 작은 용기를 쥐어본다. 내딛는 한 발 한 발의 경험이 느낌표로 가득하길 빌며. - P57
나만의 속도를 유지하려 애쓰는 게 달리기 세계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삶에도 사람마다의 페이스가 존재한다. 남들보다 조금 더 빠를 수도 혹은 느릴 수도 있지만 그건 중요치 않다. 우리는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내게 맞는 최적의 페이스, 다시 말해 가장 나다운 삶의 속도와 방식을 이미 알고 있다. 그 페이스로 각자의 크고작은 목표에 닿기 위해 하루하루 힘겨운 레이스를 이어간다. - P43
진정한 행복은 무언가를 잘해서가 아닌, 더 나은 내 모습을 꿈꿀 수 있을 때 피어난다. 달리기를 시작하고매일 밤 미숙함에 발목 잡혔지만 바닥을 뒹굴면서도시선은 더 나아질 내일을 향했다. 그 자체만으로도달리는 명분은 충분했다. 허술하지만 행복했다. - P27
자연스레 실패를 피하려 안전한 선택만을 이어간다. 처음이라 서툰 건 당연한데도 서투름을 실패의시그널로 간주하고 곧장 방어기제를 발동한다. 그 방어기제란 늘 해오던, 익숙한 것으로 회귀하는 결정을말한다.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하고픈 마음은 그렇게점차 자리를 잃어간다. 한때는 이리저리 요동치고 활기로 가득하던 우리의 삶이 생명력을 잃어가며 정체되는 과정이다. - P25
철학과 과학과 민주주의가 탄생한고대 도시, 1천500년 망각의 세월을 건너 국민국가 그리스의 수도로부활한 아테네는 비록 기운이 떨어지고 색은 바랬지만 내면의 기품을 지니고 있었다. 남부러울 것 없었던 어제의 미소년이 세상의 모진 풍파를 겪은 끝에 주름진 얼굴을 가진 철학자가 되었다고 할까.그 철학자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큰소리로 말하지 않고 오래된 양복에 가려진 기품을 알아볼 책임을 온전히 여행자에게 맡겨두고 있었다. - P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