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무엇이 우리를 다정하게 만드는가

무엇이 우리를 다정하게 만드는가 - 타인을 도우려 하는 인간 심리의 뇌과학적 비밀
스테퍼니 프레스턴 지음, 허성심 옮김 / 알레 / 2023년 3월

-심리학 교수가 밝힌 다정함의 작동 원리

-뇌과학자 정재승 추천

-인간의 이타성은 언제 발휘되는가

무엇이 우리를 다정하게 만드는가

실험은 세 시간 동안 이어졌다. 지친 실험자들이 어미 쥐의 새끼회수반응이 전혀 잦아들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때까 지 어미 쥐들은 자신과 무관한 새끼 쥐를 계속 구조했다. 연구진이 발표 논문에서 언급한 우스갯소리처럼 “유일하게 진짜 활동을 멈춘 것은 새끼 쥐를 보금자리 방에서 활송장치로 옮기는 일에 지친 실험자들인 듯했다".

이타적 반응 모델은 도움이 필요한 타인에게 보인 이타적 반응이 새끼를 돌보는 다른 포유동물과 상당 부분 공유하는, 무력한 자손을 보호하려는 기본 욕구인 원형적 욕구에서 나온다고 본다.

이 이론은 수백 편의 연구 논문에 기초하고 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이 책에서 이 이론에 관한 일반적 우려를 명확히 밝히는 데 초점을 두었다. 그 예로 이타적 욕구가 사람들이 항상 기꺼이 도우려고 한다는 의미가 아님을 확인할 것이다.

- 이타성 반응 모델을 소개하는 책

<무엇이 우리를 다정하게 만드는가>는 심리학자 스테퍼니 프레스턴이 인간의 이타성에 관해 ‘이타성 반응 모델’이라는 가설을 소개하기 위해 만든 책이다.

책은 인류를 포함한 동물의 진화 과정에서 이타주의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어떤 심리, 뇌과학, 인지적 과정을 거쳐 이타적 행동이 일어나는지, 왜 개인마다 이타적 욕구에 차이가 나는지, 왜 우리가 모든 동물종의 이타적 욕구에 관심을 기울여야하는지 설명한다.

책은 어미쥐가 ‘새끼 구조 행동’을 벌이는 실험 내용을 주로 다룬다. 버튼을 누르면 먹이가 나오는 시스템을 학습한 어미쥐가, 버튼을 누르면 새끼쥐가 나온다는 것을 알고 계속해서 버튼을 눌러 새끼를 구조하는 결과를 도출한 실험이다.

저자는 뇌의 상동성을 근거로 동물과 인간이 동일한 신경 매커니즘을 토대로 유사한 이타적 행동을 취하며, 이런 ‘이타성’이 동물의 본능이자 운동행위라는 결론을 내린다.

- 어렵지만 주장은 흥미롭다

과학책이고, 인간의 이타성을 다른 이론과 비교해서 쓴 책이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는 건 어려웠다. 각 장의 끝에 요약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있고, 비슷한 내용의 실험이 반복되어 나와 맥락을 잡기가 쉽지 않고, 쉬운 사례 위주로 나오기보다 이론 부분을 설명한게 많아서 내용 파악이 잘 안될 수 있다.

나도 잔뜩 포스트잇을 붙여놨지만 따로 정리해가면서 보지 않으면 저자의 주장을 확실히 알기 어렵다. 상당히 집중력을 요하는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타적 반응이 ‘본능’이라는 부분과 어떤 이유로 상대적으로 발휘되는지 말하는 저자의 논지는 흥미로웠다. 인간이 타인을 도우려는 충동을 과학적으로 풀어내려는 시도 자체가 뜻깊었달까.

쉽지 않은 과학 모델을 다룬 책이지만, 맥락을 잡고 이해하기만 한다면 볼만한 책이었다. 인간의 이타성 관련된 이론이 궁금하거나 뇌과학책을 보고 싶은 분께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