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지우고 남은 것들 - 몽골에서 보낸 어제
김형수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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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는 언니와 해외여행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언니가 해외 다른 곳은 가본 적이 없고 홍콩에만 4번을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했다. 한 번 갔던 홍콩의 기억이 좋아 다음에도 가게 되었고, 자주 가게되니 그곳에 있으면 마음이 편하고 좋아 계속 찾게 되었다고 했다. 작가에게는 몽골이 바로 그런 곳이었을까? 작가는 10년 동안 몽골을 11번 방문했다고 한다.

 

 그 중 칭기스칸의 삶을 그린 <조드>를 집필하기 위해 울란바토르 대학의 답사팀과 함께 몽골을 찾은 것이 가장 비중있게 쓰여졌다. 칭기스칸에 대한 제반적인 지식이 부족하고 더욱이 <조드>를 읽지 않은 나로서는 종종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다. <조드>를 쓰기까지의 창작노트와 <조드>가 남긴 것에 대한 좌담 등은 아무래도 심도깊은 이해가 힘들었다. 하지만 몽골에서의 이야기, 작가의 생각은 무척이나 흥미로웠고 즐거웠다.

 

 그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몽골의 초원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몰라 무척이나 반가워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흥미로웠던 것은 이렇게 넓은 대지에서 유목민에게 예고 없이 찾아오는 나그네들이란 적 아니면 도움을 주는 동지일 수밖에 없는 반가움과 공포의 양면성을 지닌 존재라는 것이었다. 반가움에 대접하기도 하지만 또한 접대하지 않으면 약탈당할 수 있다는 위험이 내재하고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공감되었다.

 

 책의 중간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몽골의 사진들이 정말 좋았다. 파란 하늘, 그 위에 드러워진 아름다운 무지개, 넓게 펼쳐진 대지들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인간은 원초적으로 초원에서 뛰어다니던 기억이 계속 남아있어 초록색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들었다. 그래서 산에 가면 마음이 편안하고 녹음을 보면 기분이 상쾌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비단 초록색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라는 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한 자연 속에 사는 유목민들이 어느정도는 부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시간을 알 수 없고,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몽골에서의 여정. 작가는 그 미지의 장소에서 대지의 아름다움을 느꼈다. 책을 통해 몽골, 유목민들에 대한 작가의 깊은 이해를 엿볼 수 있었다. 그를 바탕으로 한 <조드>라는 작품이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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