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이 출발선이 될 때 - 이것은 운전에 관한 이야기
장은교 지음 / 터틀넥프레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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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엔 이상한 힘이 있습니다.

분명 운전면허를 따는 이야기에서 출발하는데, 읽다 보면 어느새 “나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같은 질문 앞에 서게 됩니다.

처음엔 웃었습니다. 운전면허 도전기가 이렇게까지 박진감 넘칠 줄은 몰랐습니다. 도로 위의 작은 실패와 당황스러운 순간들이 너무 생생해서, 읽는 동안 몇 번이나 혼자 웃었습니다. 그런데 그 웃음이 이상하게 오래 남습니다.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무언가를 새로 배우고 통과해내는 사람의 이야기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좋았던 건 이 책이 자기 경험을 과장하거나 포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솔직하고, 유쾌하고, 때로는 찌질하고, 그래서 더 믿음이 갑니다. 작가는 사소한 장면 안에서 삶의 결을 건져 올릴 줄 아는 사람입니다. 아무렇지 않게 지나칠 수 있는 순간을 오래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인터뷰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책은 저자 한 사람의 목소리로만 채워지지 않습니다. 다른 여성들의 말이 들어오면서 이야기는 훨씬 넓어집니다. 한 사람의 시행착오가 여러 사람의 기억과 겹치고, 개인적인 에피소드가 동시대 여성들의 감각으로 확장됩니다.

읽는 동안에는 계속 다음 장이 궁금했습니다. 작가님의 다음책도 이전책도 모두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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