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구도 없고 당연히 열심도 없고 스스로 난장부리지않는 한 평정심이 깨질 염려도 없는 시간들. 오래전부터 바라고 기다렸던 그 시간들 속에서 난 책 한장 넘기기 어려워 이 책을 끝내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 책을 읽으며 울어본 적이 있었던가. 이모가 나 같았나. 거짓말처럼 농담처럼 내 머릿속에서만 했던 생각들이 이모의 편지에 나와있었나. 안진진처럼 스물다섯 결혼을 선택했고 작가노트가 씌여진 그 해 나의 첫 아이가 태어났고. 모든 것을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했던. 엄청난 인생의 비밀도 아니지만 닥치기 전엔 절대 알 수 없는 시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