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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엄마는 죄인인가?
실비안 지암피노 지음, 허지연 옮김 / 열음사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를 낳고,
전혀 내 직장은 그만 둘 생각은 하지 않으며,
내 아이가 맞벌이로 인해 버릇없이 자라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산다.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를 낳고, 그리면서..
마음속으로 항상 아이에게 미안했다.
그래서 좀 더 놀아주려고 하고, 좀 더 잘해주려고 하고, 좀 더 뭔가를 사주려고 했다.
그리고 둘째를 낳고 결심. 드디어 휴직을 했다.
난 휴직을 하고 둘째를 집에서 기르면 두 아이에게 미안함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내가 집에 있어도 아이에게 좀더 잘해주지 못한 그런 미안함을 계속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또 아이가 해 달라는 게 나에게 너무 벅찬 요구라 다 해주 못해 미안한 것도 있고,
다른 엄마들 처럼 잘 키워주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다.
이런 미안한 마음에 이 책 '일하는 엄마는 죄인인가'를 만났다.
엄마는 아이들에게 죄의식을 느끼는데.. 이건 엄마가 여성이라서 죄의식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정신적으로 불만상태에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자는 아이가 태어나면 여성으로서의 삶과 엄마로서의 삶에서 항상 갈등하는데, 이런 갈등은 엄마가 집에 있든 일하고 있든 모두 나타난다고 한다. 이 말에 왠지 안심(?)이 되었다.
모든 엄마들은 다 자식을 사랑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집에서 아이만 기르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내 주변에도 집에서 아이를 직접 키우는 것을 제일로 삼고있는 친구도 있으며, 나 같이 집에 있는 것이 너무 답답하여 가끔 아이가 원망스러울 정도로 미울 경우도 있다. 사람의 생각과 상황은 다 다르며, 어느 것이 더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사회는 아이는 엄마가 길르는 것이 좋다고 얘기하여 엄마에게 양육을 강요(?)하는 분위기지만 말이다.
또, 자녀를 남에게 맡긴다고, 잘 못해준다고 죄책감을 느끼지 말라고 한다. 엄마가 죄의식을 느끼면 아이에게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을 위해 완전히 자신의 삶을 헌신하던지, 엄마가 가사와 직장생활의 균형을 경험을 통해 찾아내던지, 자신에게 직장을 다닌다고 죄의식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최면을 걸면 된단다.
난.. 일하면서 아이를 기르기로 아이가 태어나기 훨~~신 전부터 결심을 했었다.
다행히 아이 아빠가 집안일을 잘 도와 주었고, 직장에 있는 동안 아이를 맡아서 길러 주신 분이 자기 자식 기르는 마냥 잘 길러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지금은 둘째가 태어났고.. 평생에 마지막일 것 같아.. 육아 휴직을 6개월만 신청했다. 솔직히 1년을 휴직할까 말까 고민했지만 아이만 보면서 집안일 할 자신이 없었다. 아이는 집에서 한번 길러보고 싶은 마음에 신청한 것이 6개월. 이 정도면 아이가 10개월이 지난 다음에 출근하게 되는 거라서 모유는 뗄 수 있을 거라 여겨졌다.
맞벌이를 하기로 결정한 엄마라면
가정에서 아빠의 자리를 만들어 주고, 엄마의 자리를 줄여라.
이 책은 사회가 남성과 여성이 공존하듯, 가정에서도 남성과 여성이 공존해야 한다고 한다. 보통 육아나 집안일은 여자들이 많이 하는데, 이 자리를 아빠에게 좀 열어주라고 한다. 아빠가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을 수록 그만큼 엄마도 아이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고, 아이들에 대한 죄의식도 지나치게 커지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아이는 엄마의 소유물이 아니다.
엄마는 아이와 자신을 분리시켜야 하고, 두 사람이 서로 다른 독립된 인격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언젠가 아이는 부모에게 독립하기 위해 가정을 떠날 것이다. 엄마가 직장에 다닌다면.. 다른 아이들보다 일찍 부모와 떨어지는 것이지만, 아이와 떨어져 있다고 해서 관계가 단절되는 것은 아니다. 아이는 부모를 떠나 다양한 사람들과 만남으로써 인간관계의 폭을 넓힐 수 있고, 엄마외의 다른 사람을 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엄마는 아이를 맡기는 대신 아이를 위한 시간을 비워두고 아이와 유익하게 시간을 보낼 필요가 있다.
엄마의 빈 자리를 돈으로 보상하지 말아라.
아이와 보내는 시간은 양적인 길이보다 질적인 깊이가 훨씬 더 중요하다.
참 다행인지.. 엄마의 직장생활이 늘면서, 어린이집도 늘어나고, 야간에도 아이를 맡아 주는 곳이 생겼다. 물론 그곳이 다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엄마는 그나마 아이를 맡아 줄 곳이 많아서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 곳을 선택해서 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직장에서도 같이 맞벌이 하는 부부가 늘면서 아이문제를 너그럽게 이해해 주는 경우도 많아졌다.
우리 엄마들은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에게 엄마가 직접 못길러줘서 죄책감을 갖고 무조건 미안해 하기 보다는 엄마도 슈퍼우먼이 아닌 부족한 한명의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엄마가 행복해야 자녀도 행복해진다는 생각과 함께 자신의 삶에 만족을 느껴야 아이도 잘 기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