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왜 가야 돼? 나의 첫 철학그림책 1
브리지트 라베 지음, 이희정 옮김, 에릭 가스테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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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린 시절에는 특별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많이 없었기에 학교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학교를 가기 싫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 본적은 없었다. 그러나 머리가 굵어가면 갈 수록 '학교는 왜 다녀야 하는지' 가끔 그 이유가 궁금하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바쁜 학교 생활에, 시험에, 학원에 눈코뜰새없는 생활은 이런 철학적 사유를 할 여유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다르다. 학원에서 미리 많은 것을 익혀 학교에 가는 아이들.

학교에 왜 가야하는지, 수업을 왜 들어야 하는지를 궁금해하기 전에 이미 학교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곧 있음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데, 수업시간에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는 아이가 있단다. 단순한 장난인지 심각한 의욕상실인지 직접 만나봐야 알겠지만 외국 유학까지 다녀온 아이가 학교 다니는 게 싫다면 그 이유가 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찌 해 주어야 할까 고민하던 찰라에 이 책 '학교는 왜 가야 돼'를 이용해 보기로 결정했다.

 

초등 저학년들이 읽어도 무난할 만큼 쉬운 내용에 간단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지만

곱씹어보면 초등 고학년인 그 아이에게 전해줄 메시지를 모두 담고 있었다.

 

'사람은 건강하게 살기위해 영양분을 섭취해야 하는데, 이 때  영양분은 몸과 마음 두 곳다 주어야 튼튼한 삶을 살 수 있다. 몸의 영양분은 음식으로, 마음의 영양분은 지식으로 얻을 수 있단다'

 

'학교가 시험을 치고 성적을 매기는 곳이라고만 생각하지? 하지만 그렇지 않아.

학교는 미래에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 주는 곳이야. 네가 무엇을 할지 선택 혹은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잘 모르는 것 보다 잘 아는 것이 더 유리해. 잘 알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활용하는 것이지 '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지식도 있지만 사람을 사귀는 것 또한  배우지. 학교는 친구를 사귀면서 남들과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는 곳이야. 사람 사귀는 것은 저절로 되는 줄 알지만 알고보면 학교에서 다양한 개성을 가진 친구들을 만나고 이들과 어울리고 다투면서 나와 다른 존재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거야. '

 

아.. 이 메시지가 그 친구를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면 좋으련만..

아니면 말로 하지 말고 슬쩍 책이나 건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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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마을 어린이 리포트 - 14개 나라 친구들이 들려주는 세계 이야기
김현숙 글, 이루다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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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공간 속에 많은 나라들이 있고, 그 나라는 각각의 고유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면서 자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 아이들이 사회를 보는 눈이 커지지 않을까 하는 게 내 바램이다.

 

다른 나라의 친구들이 각자 나라의 문화에 대해 소개해 주는 '지구마을 어린이 리포트'는

그 나라의 오랜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캄보디아, 페루, 몽골, 에스파냐와

어린이 인권에 심각성을 이야기하는 인도, 케냐, 소말리아,

아이들도 사회의 주인이라는 것을 알리는 타이, 이란, 스웨덴, 이스라엘,

지구의 환경오염을 이야기 하는 북극, 사하라 사막, 아마존. 이렇게 14개 나라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오랜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부분'을 읽으면 보고싶은 것, 사고싶은 것, 새로이 알게 된 것들이 있었다. 

캄보디아의 느리면서 우아하고 섬세한 압사라 춤을 배우기 위해 무용수들은 8살에 왕립무용학교에 입학해 12년동안 무용을 배운다. 이것을 알고 나니 평소 관심도 없었던 다른 나라의 무용의 전통에 대해 경외감이 느껴졌다.

언젠가 꼭 한번 가서 마추픽추를 보고야 말겠다고 결심하고 있는 나는 잉카문명으로 유명한 페루를 읽을 땐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면 꼭 멋진 만타를 기념으로 사와야지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걸음마와 말타기를 함께 배우는 몽고의 이야기를 읽고 나선 '수호의 하얀말'이라는 책이 완전히 이해가 될 정도로 몽고의 문화를 알게 되었다.

 

'우리의 인권을 지켜 주세요' 부분을 읽으면서 너무 안타까워서 마음이 아팠다.

부모님의 빚을 갚기 위해 학교에 가는 대신 염료가게, 채석장, 카펫 공장 등에서 일을 하는 어린아이들이 있는 인도. 인도는 일하는 어린이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고 한다. 이것의 가장 큰 원인은 결혼할 때 여자가 가져가는 '지참금'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런 문화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 되어 아이들이 착취당하는게 너무 안타까웠다.

조혼 풍습이 있는 케냐에서는 소 열마리와 열 다섯 된 딸을 바꾼다고 한다. 게다가 신랑의 나이는 아빠와 동갑이고 여러명의 부인을 둘 수 있는 풍습 탓에 셋째 부인자리이다. 이런 조혼으로 인해 어린나이에 아이를 낳으면 아이도, 엄마도 위험한데다가 결혼하는 순간 더이상 학교에 다닐 수 없어 기초적인 교육조차 받지 못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능력도 만들지 못한다.

소말리아처럼 내전이 잦은 나라에 사는 아이들은 어린 나이에 강제로 납치당해 총을 들고 전쟁터에 나가 사람을 죽이고, 또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 이런 소년병들 중에는 열살이 채 되지 않는 아이들도 있다고 하니.. 얼마나 무서운가. 이 아이들은 거의 반정도가 미국에서 만들어지는 소형무기를 들고 전쟁터에 나가 어른들 보다 훨씬 많이 죽기도 하고, 살아남아도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을 갖고 평생을 살아간다고 하니 무섭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을 전쟁에 이용하는 어른들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 까 생각하니 화가 치밀었다. 딴것을 몰라도 아이들이 전쟁에서 죽는것 만큼은 없는 세계가 되었으면 한다.

 

'우리는 사회의 주인이에요'를 읽다보면 어른이라서 무심코 지나치고 마는 아이들의 '인권'을 생각하였다.

일생에 한번은 반드시 승려가 되어야 하는 타이 남자들. 이런 타이에는 어느 마을에서나 작은 절인 '와트'를 볼 수 있고, 어린 아이들은 방학을 맞이하여 승려가 되는 출가의식인 '부엇낙'을 치른다.

이슬람의 율법에 따라 무슬림 여자들은 집 밖으로 나갈 때 차도르로 머리카락과 온몸을 가려야하는 이란의 여자들.  여라자 축구장도 못가고, 차도르를 하지 않고는 바깥출입도 할 수 없어 난 '남녀 성차별이 아닌가', '여자에게 너무 강요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이란 사람들은 차도르는 이슬람 문화의 가치이자 전통의 상징으로 여기며 존중하고 있다고 한다.

어린이를 위한 복지가 놀라울 정도로 잘 되어 있는 스웨덴. 교육비는 물론이고 학용품비, 급식비, 교통비, 수학여행비까지 나라에서 모두 지급해 주며, 아이를 때릴 경우 '어린이 권리 보호협회'의 처벌을 받는 정말 우리나라와 많은 것이 다른 나라. 스웨덴은 세계에서 가장 발달된 사회복지제도를 가진 나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이 나라 학생들은 우리가 그렇게 스트레스 받는 '성적표'가 없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이 알면 얼마나 부러워할까? ^^

갈등이 끊이지 않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지역의 아이들. 지금도 여전히 테러와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이 지역은 종교적인 성지인 예루살렘을 끼고 계속적인 전쟁이 발생하고 있는 곳이다. 전쟁이 끊이지 않아 여자들도 군대에 가는 이스라엘. 이스라엘이 나라를 세우면서 쫓아내어 갑자기 나라를 잃게된  팔레스타인 난민들. 이들은 논이 5~8미터, 길이가 700킬로미터이며 전기 충격 울타리가 있는 거대한 장벽으로 인해 마치 감옥에 사는 것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우리 손으로 환경을 지켜요'를 읽다보면 세계가 하나이며, 전 세계인들이 노력해야만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북극에 사는 사람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마을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4000년 전부터 북극에 살고 있는 이누이트. 이제 봄만 되면 큰 홍수가 나서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곳을 버리고 바다에서 떨어진 곳으로 마을을 옮겨야 한다. 북극, 남극에 사는 이들이 지구온난화에 대해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현실이 씁슬했다.

한때는 초원이었다는 사하라 사막. 이 사막이 점점 커지면서 사람들은 집과 농장을 잃고 마을을 떠나고 있다. 점점 빨라지고 있는 사막화로 인해 농사를 지을 수 없어 아이들이 영양실조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초록별은 점점 사막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시 넓이의 다섯배가 되는 땅이 매년 사막으로 변해간다니 그 속도가 엄청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러다 지구 전체가 다 사막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내 아이, 내 손주들이 자랄 땅인데 걱정이 된다.

세계 산소의 25%를 제공하는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도 줄어들고 있다. 사람들이 목재를 얻기 위해 나무를 베고 있기 때문이다. 농장과 목장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태우기도 한다니 참.. 안타깝다. 또 줄어드는 아마존은 인디오들의 터전과 아마존에 사는 동물들 또한 사라지게 하고 있다.

 

'지구마을 어린이 리포트'를 읽고 나니 갑자기 심각해 진다.

세계지도에 보이는 모든 나라에는 모두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그 사람들이 사는 풍습과 환경은 모두 다 다르다는 것이 새삼 느껴졌다. 항상 우리나라보다 잘 사는 나라, 더 멋진 것을 보여주는 나라만 보다가 한국과는 다른 문화, 어린이 인권을 존중받지 못하는 아이들, 지구 온난화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고 나니 '세계가 한가족' 이란 생각이 강하게 느껴진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세계속의 새로운 문화와 풍속등의 차이를 이해하여 차별과 편견이 없는 세계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세상 모든 어린이가  힘들 일을 하지 않기를, 건강하기를, 배울 권리를 가지기를, 안전하게 살아 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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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의 신나는 미국여행 국민서관 그림동화 100
로랑 드 브루노프 지음, 홍연미 옮김 / 국민서관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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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대표하는 그림책이라 할 수 있는 '바바 이야기'는 로랑 드 브루노프 작가의 어머니가 잠잘때 들려주던 동화에서 탄생하여 벌써 30권이 넘는 바바의 책이 탄생하였다. 작가의 아버지부터 시작된 '꼬끼리 왕 바바'의 책은 태어난지 5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번에 국민서관에서 출간된 [바바의 신나는 미국 여행]은

미국 대통령의 초대를 받은 바바가 가족들과 함께 미국의 시카고, 요세미티 국립공원, 그랜드캐니언 등 미국의 대표적인 명소 22곳을 여행하는 이야기를 쓴 책으로 1965년에 미국에서 출간했던 책을 다시 출간한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사람과 똑같은 옷을 입은 코끼리 왕 바바가 미국의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명소도 소개하고, 미국을 여행하면서 신기했던 것, 혼란스러웠던 문화의 차이 등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바바의 여행경로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 바바의 여행 경로 *

워싱턴 D.C(링컨 기념관, 제퍼슨 기념관, 국회의사당, 워싱턴 기념비,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뉴욕(파크 애비뉴, 센트럴 공원)  -> 보스턴(하바드 대학교)  -> 디트로이트(자동차 공장 견학)

->시카고(가구 도매점인 머천다이즈 마트, 마리나 타워, 스테이트 거리, 미시건 호숫가) -> 로키산맥을 지나 -> 샌프란시스코(금문교, 텔레그라프 언덕, 피셔맨스 부두) -> 카멜(바닷가) -> 요세미티 국립공원(아름드리 세쿼이야 나무 밑동에 난 구멍으로 자동차가 지나감, 죽음의 계곡, 배드 워터) ->로스앤젤레스 -> 베벌리힐스 ->디즈니랜드 -> 애리조나 사막(그랜드캐니언, 콜로라도 강, 인디언 방문) ->텍사스(목장) -> 뉴올리언스(프렌치쿼터) -> 뉴헤이번(미식축구 관람)

 



 

 위에 소개한 '바바의 여행 경로'를 보면 어떻게 그림책에 이렇게 많은 도시를 소개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림책이지만 커다란 크기에 30장이 넘는 책이라 미국이라는 넓은 나라의 명소와 그들의 문화를 간단하게 소개하는 것이 가능한 것 같다. 

 

바바와 함께 미국여행을 떠나는 동안 이 책 속의 그림만 봤을 뿐인데도 미국과 친근해진 기분이 드는 건 왜 일까? ^^ 그동안 문화적 차이로 이해가 되지 않았던 드로그스토어에 대해 완전히 이해했고, 외국인들은 우리 동양인들처럼 가게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 앉아서 밥 먹는게 익숙하지 않구나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또 건물이 옥수수처럼 생겼다는 마리나 타워나 금문교, 세쿼이아 나무 밑동으로 자동차가 지나갈 수 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 정도로 유명한 나라이지만 나는 아직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몇몇 유명한 곳 말고는 잘 알지 못했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고 난 후 하게 되었다. 우리 아이는 아직 세계가 여러 나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 조차 알지 못하는 나이니 이 책을 통해 세계에는 지금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곳과 문화나 환경이 다른 다양한 나라가 많다는 것을 어슴프레 알아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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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걸스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37
김혜정 지음 / 비룡소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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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학창시절 중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시절을 꼽으라면 난 망설임 없이 고교시절을 택하겠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라 방황하던 그 시절을 난 참 바보같이 보낸 것 같다는 생각에 늘 아쉬웠기 때문이다.

  난 초등학교 1학년 들어갔을 때, 선생님이 미래의 꿈에 대해 그림을 그려오라는 숙제를 기억한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엄마에게 물었고, 엄마는 칠판 앞에 서서 가르치는 교사의 모습을 그려주었다. 그 때 부터 난 누가 내 꿈을 물으면 교사라고 대답하였다. 이 꿈은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까지 적혀있다. 나도 내가 교사를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했었다. 하지만 이 꿈은 다른 더 좋은 걸 발견하지 못해 계속 이어져 온 꿈일 뿐이었다. 또 현실은 내 교사라는 꿈을 이루기에 너무 높았다.  내 성적은 교대에 가기엔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난 내가 교대에 갈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 교사의 꿈을 가지고 공부했다.

  그리고 고 3 수능 이후... 학과를 선택해야 하는데, 당연히 갈 수 없는 교대를 제외하니 난 내가 무슨 과를 선택해야 할지 너무 막막했다. 교사의 꿈을 빼고 나니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없었던 것이었다. 내 인생 최초의 힘겨운 결정이었다. 내가 내 미래의 꿈을 생각하고, 현재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여 대학의 학과를 정하는 것. 자신이 무엇을 잘 하는지 알고 가고 싶은 학과를 결정한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다. 난 내가 고교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면 여기 닌자걸스에 나오는 소녀들처럼 나만의 꿈을 갖고, 그것을 향해 힘겹게 나아가는 그런 여고생이 되고 싶다.

닌자걸스. 이 책에는 각자 개성이 강한 네 명의 여고생이 나온다.

‘엄마가 강요하는 의사가 아닌 배우가 되고 싶은 고은비’, 그러나 몸이 너무 뚱뚱해 번번이 오디션에서 퇴자를 맞는다. 하지만 절대 배우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열심히 시나리오를 쓰며 작가의 꿈을 키워나가는 나지형’, 잘생긴 남자를 좋아하며 미래 작가가 되어 꽃미남 배우를 캐스팅할 꿈을 꾼다.

‘키가 작은 땅꼬마 소울’, 소울은 결혼 십년 만에 태어난 소울은 부모가 너무 아기 취급해 수학여행조차 못 갔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를 좋아하며 그의 DVD를 수집하는 것이 취미다. 또 소울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것에 대해 예를 들면 두발 자유 문제, 모란반이 학생을 차별하는 것이 아니냐고 선생님께 당당하게 이야기 할 줄도 안다. 

‘완벽한 미모에 부잣집 딸로 태어났지만 성적은 반에서 꼴찌인 혜지’. 혜지의 부모는 성적이 오르지 않으면 혜지를 미국으로 보내버리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혜지는 미국에 가는 것이 두려워 은비, 지형, 소울에게 과외를 받기 시작한다.

  은비, 지형, 소울, 혜지. 각자의 개성을 갖고 있으면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확히 알고 있는 4명의 엉뚱 소녀들. 난 이 네 명의 소녀를 만나면서 고교시절에 이렇게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알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한발씩 내딛는 그 소녀들이 너무 부러웠다.  비록 이들의 꿈이 부모의 생각과는 반대일지라도 말이다.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주변에서 많은 이들이 반대를 하고, 넌 힘들다고 이야기하여도 그것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고뚱땡, 은비처럼 말이다. 은비는 뚱뚱한 몸매를 가져 오디션을 보러가도 번번히 연기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퇴출당하는 그런 신세이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도 강하다. 나도 처음엔 책을 읽으면서 ‘뚱뚱한 여배우라.. 꿈을 빨리 버리고 다른 길로 가는 게 좋겠다.’ 라고 마음이 좀 아프지만 그렇게 생각했었다. 시간이 지나면 은비가 현실을 이해하고 다른 길로 나아가지 않을까 하는 책의 내용 예측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점점 진행되어 가면 갈수록 이 책은 내가 예상하는 결말이 아닐 거라는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더니, 결국 마지막에는 나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나 은비가 연극 무대에 서면서 마무리 된다.

이 책의 은비 부모님처럼 자식들보다 먼저 태어나 좀 더 많이 살아봤다는 이유로 또, 내 사랑하는 아이가 미래에 재정적으로 여유롭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부모가 판단한 유망한 직업을 강요한다. 거기엔 부모의 못 이룬 꿈도 들어가 있을 수 있고, 부모 주변의 사람들에게 좀 더 자랑이 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심리도 들어가 있을 것이다.  다행히 나는 그런 부모님 밑에서 자라지는 않았지만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은비처럼 살아갈까? 그리고 그 아이들은 얼마나 답답할까? 만약 내가 은비였다면 난 내 꿈을 포기하고 부모가 하라는 대로 했을 그런 소심한 아이였을 텐데. 이 책의 은비는 그렇지 않아 참 다행이다.

  자신의 꿈을 향해 힘겹지만 한 발짝씩 나아가는 네 명의 닌자걸스. 이들의 앞날엔 아직 더 높은 산과 많은 장애물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쓰러지더라도 얼른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나가기를...  나는 진심으로 이들을 응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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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무지개
신자와 도시히코 글, 아베 히로시 그림, 유문조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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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비가 예고 없이 자주 올 때를 우리 아이는 몹시 싫어한다.

우리 아이가 그토록 좋아하는 ‘놀이터’를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는 비가 오는 창밖을 보면서 나에게 물어본다.

  “엄마 언제 비가 그치지”

우울해져 있는 아이를 슬그머니 당겨

  “그럼 엄마가 책 읽어줄까” 하고 물으니..

책장에서 읽고 싶은 책들을 고른다.




난 이렇게 비가와 우울해져 있는 우리 아이에게 읽어주고 싶은 책이 있다.

바로 ‘아이와 무지개’란 책이다.

이 책속의 아이도 비 때문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풍’이 미루어져 슬퍼한다.

그런 아이를 지켜보는 엄마의 마음도 안타깝다.

엄마가 아이에게 가는 길.

그런데 구름이 흘러가고, 햇살이 비치고, 하늘에 무지개가 걸려있는 것이 아닌가..

무지개를 보니 아이의 마음도 개고, 내일은 꼭 맑은 날이 될 거라는 예상에 기분이 밝아진다.




신자와 도시히코의 시를 아베 히로시가 그린 이 책은 수채화풍의 그림이 너무 아름다운 책이다. 우울한 아이의 마음이 무지개로 인하여 환하게 미소 짓도록 한 이 책은 읽는 일의 마음에도 선명한 일곱 색깔 무지개를 간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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