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고양이는 모두 도둑고양이었고, 내가 기른 고양이 역시 도둑고양이가 전부인 나에게 고양이 하면 떠오르는 생각은 '도도함'이다. 사람들에게 꼬리를 흔들며 다가오지도 않고 먹을 것을 주어도 사람이 멀리 떨어진 후에야 먹이에 다가오는게 내가 알고 있는 고양이다. 그리고 어느정도 크면 집을 나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이 책에 나오는 고양이 역시 페르시안 고양이 같은 특별한 종은 아니었다. 그저 길고양이에 불과했다. 듀이는 영하 26도의 차가운 날씨에 미국 스펜서 공공도서관 반납함에 버리진 고양이이다. 이 고양이는 반납함에서 발견된 1988년에서 2006년까지 19년동안 도서관에서 사람들과 함께 지냈다. 도서관이 듀이의 집이였고, 도서관에서 사람들과 만났으며, 도서관에 오는 사람들의 인생을 바꿔놓기도 했다. 그렇다. 이 책에 등장하는 길고양이 듀이는 뭔가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건 사람과 교감하는 능력이다. 도서관에 오는 이용자들에게 위로가 필요하다 느껴지는 사람을 발견하면 그들의 무릎에 누워 그 사람이 자신을 쓰다듬게 하여 마음을 위로해 주는 특별한 고양이 말이다. 많은 이들이 이 고양이의 매력과 능력을 처음에는 그저 고양이 취급만 했었다. 나도 책의 앞부분을 읽을 때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책의 마지막 장이 다가올 수록 이 고양이는 정말 특별하다는 말로 부족할 만큼 특별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듀이가 세상을 떠난 지금. 저자는 생각한다. 20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듀이와 함께 지내며 오직 기부금과 자신의 돈으로 듀이의 도서관 생활을 유지하게 하면서 자신이 듀이에게 받은 것 보다 듀이가 자신에게 해 준것이 더 많다고 이야기 한다. 아침에 출근할 때 마다 자신에게 손을 흔들며 반겨주고, 자신이 슬프고 외로울 때 위로가 되어주며, 자신의 사춘기 딸과 멀어졌을 때 그 둘을 다시 연결시켜준 것도 듀이였다. 듀이는 기쁠때나 힘들때나 항상 작가를 껴안고 있었던 것이다. 듀이가 이 세상에 없는 지금까지 말이다. 그 특별한 고양이를 더 자세히 알고 싶어진다. 듀이의 홈페이지가 있다니 시간이 나면 한번 들러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