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벅 창비청소년문학 12
배유안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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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벅! 처음 듣는 생소한 단어가 나의 눈길을 끌었다.

국어시간. 손장하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뜬금없이 스프링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가 설명하는 스프링벅은 이렇다.

아프리카에 사는 스프링벅이라는 양은 평소에는 작은 무리를 지어 평화롭게 풀을 뜯다가 점점 큰 무리를 이루게 되면 이상한 습성이 나타난다고 한다. 무리가 커지면서 맨 마지막에 따라가는 양들이 뜯어 먹을 풀이 거의 없게 되자, 좀더 앞으로 나아가서 다른 양들이 풀을 다 먹기 전에 자기도 풀을 먹으려고 한다. 그 와중에 또 제일 뒤에 뒤쳐진 양들 역시 먹을 풀이 없게 되자 앞의 양들보다 더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이렇게 뒤의 양들이 앞으로 나아가게 되자 모든 양들이 서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마구 뛰게된다. 풀을 뜯어 먹겠다는 본래의 생각을 잊고 오로지 다른 양들보다 앞서겠다는 생각만으로 정신없이 빠른 속도로 뛰게된다. 한번 뛰기 시작한 수천마리의 양 떼는 성난 파도와 같이 산과 들을 넘어 계속 뛰기만 하다가 마지막으로 해안 절벽에 다다르면... 수천 마리의 양 떼는 가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모두 바다에 뛰어들게 된다.  

손장하 선생님. 그는 왜 이런 이야기들을 하였을까?

작가는 손장하 선생님을 통해 더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리지 말고 풀을 뜯어 먹으면서 향기도 맡고 맛도 음미하면서 천천히 가라고 이야기 한다. 가다가 계획가 다른 길로 가게 되더라도 걱정하지 말고 빙둘러서 가도 괜찮다고 이야기 한다. 오직 좋은 대학을 가기위한 공부에 찌들어 사는 우리 학생들과, 우리 아이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주는 것이 부모의 도리라고 생각해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부모들의 행태까지 비난하고 있다. 

이 책은 고등학교 학생들의 성장통을 다루고 있다.  형이 자살로 인해 풍지박산난 동준의 가족을 중심으로 하여 동준 주변의 친구들의 한많은 사연까지 다루며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 기준을 생각해 볼 시간을 갖게 한다.

동준의 형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엄마에게 잘 길들어진 순한 양이고 흡족한 아이들었다. 반면 동준은 엄마의 기준에 대면 귀하디귀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어리적은 아들이다. 열심히 놀고 있는 동준의 모습이 엄마의 마음에 들지 않는것이다. 하지만 형은 그런 동준을 부러워하며 부끄럽다는 한마디를 남기고 죽는다.  그런 형이 대학생활 중에 자살했다. 왜일까? 형을 잃은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동준은 연극동아리 활동에 더욱 매달린다.

동준의 친구 창제는 자신의 생활에 간섭이 심한 엄마를 피해 가출을 결심한다. 가출했다 돌아온 창제는 자기 인생을 자기가 주도하며 살기로 결심하고, 엄마를 위한 공부가 아닌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한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책을 좋아하는 예슬은 공부가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글도 잘 쓴다. 완벽해 보이는 예슬이지만 어렸을 때 아빠와 이혼한 친엄마의 부재로 괴로워했다.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실천할 줄 아는 예슬은 형편없는 학교급식을 주제로 글을 쓰고 학교 급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급식 모니터회 '행동하는 정의'를 만들어 변화를 꾀할줄도 안다.

 시간이 흐르면서 동준은 형의 자살이 수능 대리시험에 대한 부끄러움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부모님을 원망하게 된다. 하지만 어른도 미성숙한 사람이라는 것을, 감정을 조절 못해 후회할 짓도 하고, 작은 일에 크게 자존심 상해 이성을 잃기도 하고, 의지대로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동준과 부모님, 동준의 친구들 모두는 가슴 한구석에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간다. 지금은 너무너무 아프지만 시간이 지나면 상처는 조금씩 나아갈 것이다. 그 상처가 너무 아파 완전히 사라지진 않더라도 아픔을 가진 모든 이들은 통증이 사라져갈때마다 조금씩 성장해 갈 것이다. 나는 그런 그들을 응원할 것이다.

고등학교 시기. 꿈이 있다면 공부가 참 재미있었을 텐데.. 난 꿈이 없었다. 그저 다음 시험을 위해 공부할 뿐이었다. 꿈이 없었기에 수능을 치고 난 다음에도 가고싶은 학과가 없었다. 내 인생의 첫번째 혼란이었다. 다행히 난 충분히 고민하고 아파하면서 현재의 내 꿈을 위해 한단계 나아갈 수 있었다. 난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의 꿈에 대해서, 왜 공부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알았으면 한다.  현재 자신의 노력은 훗날 미래를 위한 투자니까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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