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가 너무 아름 다운 책 책을 읽기 전에 글 보다 삽화를 먼저 보게 된 건 이 책이 처음이었다. 보통 그림책의 경우라도 글을 먼저 읽고 삽화를 보는게 내 습관인데, 이 책은 책의 표지 그림부터 신비로운 느낌이 들어 한장씩 한장씩 책 속의 삽화만 먼저 감상하게 되었다. 책 속의 삽화는 마치 신들의 세계를 표현한 듯이 신비로운 느낌을 간직하고 있었다. 난 삽화에 먼저 빠져 이 책을 좋아하기로 결심했다. * 7줄의 칠현금을 6줄의 거문고로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삼국사기]에 보면 중국 진나라가 고구려에 칠현금을 보냈는데, 재상인 왕산악이 그 본모습을 그대로 두고 다시 고쳐 만들어 연주하니 검은 학이 날아들었다고 되어 있다. 우리보다 강한 나라의 중국 칠현금을 왜 왕산악은 6줄의 거문고로 바꾸었을까? 중국은 칠현금을 그대도 받아들이지 않고 우리의 것으로 바꾼 것에 대해 불만을 내비쳤을까? 그리고 칠현금과 거문고는 줄의 개수 말고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책을 읽는 동안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점들이 계속 나타났다. * 역사에 연연해 하지 않고 새로운 나라(가우리와 허허벌판)를 창조해 낸 작가. 왕의 노래로 하루를 열고 닫는 작은 가우리 나라. 메마른 땅에 물이 필요한 큰 허허벌판 나라. 가우리 나라에 쳐들어갈 명분이 필요했던 허허벌판 나라는 칠현금을 가우리 나라에 보내고, 그것을 연주하지 못했다는 명분으로 전쟁을 일으킨다. 가우리 나라 악사장인 해을은 가우리 나라와 허허벌판의 나라 사람들은 생김새부터 다른데 어찌 악기라고 같을 수 있겠냐며 칠현금을 가우리 나라에 맞게 고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해을은 삼년이라는 시간 동안 칠현금의 마지막 줄을 떼어내 6개의 줄로 다시 만들고 왕은 이를 하늘신의 악기라는 뜻의 '검고'라고 이름 짓는다. * 평화를 연주하는 '다루' 악사장 해을이 '검고'를 만들면서 길러낸 제자 '다루'. 나무와 개울물 등 자연과 대화하는 다루가 피리를 연주하면 산짐등도 귀기울이고, 모든 생명을 가진 것들을 진정시키는 힘을 발휘한다. 가우리 라의 평화를 위해 찾아간 허허벌판 나라에서 공주 타마와의 우정을 쌓아 두 나라를 평화로 이끌었다. 다루의 검고 연주 소리는 사람들의 두려움과 고통을 녹여주고 사람의 마음을 다독여주였다. *악기는 그 악기를 다루는 사람들을 닮는다... 각 나라 전통의 악기들이 그 나라의 문화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그동안 깨닫지 못했다. 칠현금은 허허벌판 나라의 사람들을 닮았다. 하고 차가운 허허벌판 나라의 칠현금은 울림통과 바짝 붙어 있는 줄처럼 여유가 없고, 신분의 높고 낮음을 악기에 담아 머리 부분은 넓고 아래로 갈수록 좁은 모양새의 줄간격을 가진 것이다. 가우리 나라의 검고는 줄의 간격을 모두 일정하게 펼쳐 차별이 없는 나라의 모습을 담았다. 악기가 그 나라의 사람과 그들의 성격, 문화를 담는 것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다. * 검고소리는.. 검고소리는 작가의 음악에 대한 조예와 이해의 내공의 느껴지는 책이다. 오래동안 국악방송의 작가로 활동한 그녀의 국악에 관한 사랑이 잘 나타나있다. 거문고소리와 피리 소리를 즐겨 듣지 않던 내가, 이 책 검고소리를 통해 갑자기 우리 음악이 듣고 싶다. 내 마음을 편안히 어루만져 줄 검고 소리와 피리소리를 말이다.